이태원 애도 위해 문화센터 한달 휴강?...용산구청에 뿔난 엄마들
11월 한 달 댄스·노래 등 강좌 쉬기로
학부모들 “아이돌봄 기능 가진 문화센터, 돌봄 공백은?” 반발
경찰청, 2일 용산구청 압수수색...사고원인 규명
관내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용산구에도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구청에서 갑작스럽게 문화체육센터 수업을 휴강해 학부모들 사이 반발을 사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및 용산구청 민원게시판 등에 따르면 용산구 내 위치한 꿈나무종합타운에서는 댄스와 노래 등 9개 강좌를 이달 휴강하기로 했다.
휴강을 결정한 강좌에는 주로 아이들이 듣는 점핑 휘트니스 수업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용산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달 5일까지인 국가애도기간과 별도로 올해 연말까지 애도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용산구 관할 문화체육센터인 꿈나무종합타운에서는 엄중한 분위기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에 대해 이달 휴강을 결정하게 된 것.
그러나 급작스런 구청의 결정에 어린이 수업까지 한달씩 휴강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포털 커뮤니티인 ‘용산맘을 부탁해’에는 지난달 31일 ‘꿈나무종합타운 어린이수업, 애도를 위해 1달 동안이나 휴강?’이란 글이 올라오며 많은 공감을 받았다.
해당 글에서 글쓴이는 “직계가족이 돌아가셔도 1주일 상결인데 한달까지 우리 용산구 어린이들은 스포츠 수업 받을 권리를 잃어야 하나”라며 “무엇보다 아이들 수업은 배움 이상의 돌봄 기능도 있는데 스케쥴이 변동돼 저는 일도 못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일하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은 전혀 생각을 안해주는 구청의 행정처리를 비판한 것이다.
글쓴이는 “누구보다도 이번 일을 슬퍼하는 사람이다”며 “하지만 용산구에서는 왜 주민들에게 이러한 불필요한 불편을 줘가며 애도를 강요하는지, 이보다는 다른 방식의 수습과 직접적인 행정적 대처가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에 달린 댓글에는 구청의 결정에 실망하거나 반발하는 글들이 다수 달렸다. “이건 좀 과한 것 같다” “출산 장려하면서 양육에 대한 것들은 생각을 안한다” “애도를 강요하는 것 아닌 것 같다” “슬프지만 아이들은 무슨 죄냐” “어른들의 강좌 휴강은 백번 이해하나 아이들 강좌는 돌봄의 성격이 강해 (구청의 결정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 등의 의견이다.
특히 구청이 운영하는 문화체육센터는 어르신이나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는 가운데 구민들과 어린이들, 또 한달간 휴강으로 일자리를 잃은 강사들이 겪을 어려움도 우려된다.
용산구는 이와 관련 민원이 빗발쳐 학부모들의 의견을 고려해 휴강 프로그램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회의를 진행중이나 최종 결론을 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태원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해 오후 2시부터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 서울경찰청 등 8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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