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총리가 이태원 회견서 웃고 농담...참사로 희생당한 영혼 욕보여”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관련 외신 기자회견에서 했던 농담조 발언을 두고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참사로 희생당한 영혼들을 욕보이고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경상대 합동강의실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스1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이태원 참사 외신기자회견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며 “저런 사람이 총리라니, 이 나라가 똑바로 갈 수 있겠나”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공직자는 공복(公僕)이다. 그런 마음가짐이 없다면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도, 국민들을 섬길 수도 없다”며 “윗사람일수록 책임의 무게는 훨씬 더 무겁다. 일선 경찰관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국민은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은 정부를 재구성하겠다는 각오로 엄정하게 이번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래야 이 사태를 수습하고 새로운 각오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한 총리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회견에서 나온 것이다.

회견에서 한 기자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는데, 한 총리는 “경찰 수사에 의해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정부의 무한 책임”이라고 했다. 이 답변을 한 뒤에 현장 동시통역 기기 음성 전송에 문제가 생겼는데, 한 총리는 앞선 기자의 질문 내용을 따라하며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국무총리실은 “한 총리가 기술적인 문제로 회견이 지체되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취지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며 “경위와 무관하게,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린 점 사과드린다”는 입장문을 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에도 이태원 참사 관련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태원 참사는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경찰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장관부터 당장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