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압사 신고’ 서울청-경찰서-지구대·파출소, 어디서 멈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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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가까이 전부터 '압사 위험'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112 신고가 잇따랐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경찰이 대규모 참사 위험에 사실상 눈 감고 있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경찰서 상황실 출신 전·현직 경찰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태원 사고 장소인 해밀톤호텔에서 시작된 최초 112신고 전화는 서울청 112상황실에서 가장 먼저 접수했다.
서울청과 경찰서 상황실은 다시 관할 지구대와 파출소에 출동 지령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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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출동 안 해…“서울청, 심각하게 판단 못한 듯”
지난 29일 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가까이 전부터 ‘압사 위험’을 경고하는 시민들의 112 신고가 잇따랐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경찰이 대규모 참사 위험에 사실상 눈 감고 있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의지할 수 없다는 112신고 시스템은 왜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2일 경찰서 상황실 출신 전·현직 경찰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태원 사고 장소인 해밀톤호텔에서 시작된 최초 112신고 전화는 서울청 112상황실에서 가장 먼저 접수했다. 112신고는 서울경찰청 등 광역청 상황실로 모인다. 이곳 근무자는 신고 전화를 받고 사안의 긴급성·중대성을 따져 사건코드를 부여한다. 5단계(코드0~4)로 분류되는 사건코드는 현장 경찰이 출동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긴급 신고’로 분류되는 ‘코드0’(최단시간 내 출동)과 ‘코드1’(우선 출동)은 현장에 출동해야 한다.
사건코드를 부여한 서울청 상황실은 신고를 관할 경찰서로 넘긴다. 이태원 참사 당시엔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이 전파 받았다. 신고자 위치 등 정보도 서울청과 일선 경찰서 상황실이 실시간 공유한다. 서울청과 경찰서 상황실은 다시 관할 지구대와 파출소에 출동 지령을 내린다. 지령을 받은 지구대와 파출소는 ‘코드0’의 경우 업무 상황을 따지지 않고 즉각 출동한다고 한다. ‘코드1’도 기본적으로 출동하지만, 지구대·파출소 사정에 따라 출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접수된 112 신고 가운데 ‘코드0’와 ‘코드1’으로 분류된 8건 가운데 6건이 저녁 9시 이후 접수됐다. 그러나 이태원 파출소는 9시7분 신고 이후 아예 현장 출동을 하지 않았다. 전직 상황실 관계자는 “(사건 날이) 토요일이었고 엄청난 인파가 몰렸기 때문에 당직 인원이 부족했을 수 있다”고 했다.
지구대·파출소는 각각 지구대장, 파출소장의 지휘 아래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을 출동시킨다. 출동 인원이 모자라면 관할 경찰서 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한다. 기동대 등 경비 인력 출동 여부도 현장에서 판단해 경찰서 상황실에 요청한다. 경찰서 상황실은 현장의 추가 인력 요청을 다시 서울청 상황실에 보고한다. 서울청 상황실은 자체 지원 여부를 판단해 경찰서 상황실과 소통하면서 기동대 등 추가 경력 배치를 결정한다. 이 모든 소통은 서울청↔경찰서↔지구대·파출소 구조로만 이뤄진다.
실무적으로 사태에 대처하는 최상급 기관은 광역경찰청(서울청)이다. 다른 광역청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서울청 보고를 받은 경찰청이 판단 및 조율에 나선다. 한 전직 경찰관은 “서울청이 보유한 인력으로 부족하다면 타 지방청에 지원해달라고 경찰청에 보고할 수 있다. 경찰의 모든 책임은 경찰청장이 지는 게 맞지만, 실무 판단은 서울청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경찰관은 “(이태원 참사에서) 사람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서울청이 인력을 돌릴 수 있다”며 “(인력 이동을) 하지 않은 것은 서울청에서 (이태원)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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