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배신당한 SSG 최지훈 "그라운드는 녹색 뻘밭"[KS2 현장메모]

장강훈 2022. 11.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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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비디오처럼 지나가더라고요."

SSG 최지훈(25)이 아찔한 경험 후일담을 들려줬다.

최지훈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KS) 2차전에 앞서 전날 실책성 플레이를 돌아봤다.

중견수 위치에서 우중간으로 달려나와 포핸드 포구하려던 최지훈은 자신의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타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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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중견수 최지훈(오른쪽)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KBO리그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6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키움 김태진의 2루타 때 타구를 잡으려다 놓치자 우익수 한유섬이 공을 쫓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슬로비디오처럼 지나가더라고요.”

SSG 최지훈(25)이 아찔한 경험 후일담을 들려줬다. 최지훈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KS) 2차전에 앞서 전날 실책성 플레이를 돌아봤다.

3-2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김태진의 타구를 따라가다가 뒤로 빠뜨렸다. 스타트도 좋았고 빠르게 달려갔는데, 바닥에 닿은 공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좌타자가 변화구를 당겨치면, 타구는 오른쪽으로 휘기 마련이다. 김태진의 타구도 우측으로 살짝 휘어지며 날아갔다. 지면에 닿은 뒤 왼쪽으로 급선회했다. 중견수 위치에서 우중간으로 달려나와 포핸드 포구하려던 최지훈은 자신의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타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달리던 탄력에 미끄러운 잔디 영향까지 받아 발도 미끄러져 그대로 주저앉았다.

최지훈은 “긴장한 것은 아닌데, 텐션이 좀 올라온 상태였던 것 같다. 정규시즌이었다면 빠르게 달려가 슬라이딩으로 타구를 막아 1루 주자의 홈 쇄도를 막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의 말처럼 빠른 타구여서, 달려가는 스피드를 줄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SSG 조동화 코치는 “김태진과 이지영의 타구를 반대로 움직였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SSG 김원형 감독이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한국시리즈 2차전 키움과 경기 전 최주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불규칙 바운드는 수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2사 3루에서 이어진 이지영의 우중간 타구가 적시타가 됐다. 최지훈의 수비력이라면 걷어낼 수도 있을 법했다. 그는 “타구 하나를 뒤로 빠뜨린 탓에 위축됐다. 스타트가 안걸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래도 실수하고 나니까 조금 차분해지더라. 그래서 공격 때 희생번트도 잘대고, 카운트 싸움도 했다. 이전까지는 기분이 업된 상태여서 덤비기 바빴다”고 말했다. KS 데뷔전에서 쓴맛을 제대로 본 게 약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문학구장은 그라운드 상태가 엉망이다. 1루수로 나선 최주환은 “비가 오지 않았는데, 밤새 비가 내린 것 같은 컨디션이다. 외야는 더 심한데, 내야도 미끄럽다”고 말했다. 그 역시 2-0으로 앞선 5회초 2사 1루에서 김휘진의 우중간 안타와 한유섬의 실책이 겹쳤을 때 미끄러져 넘어졌다. 컷오프 플레이에 참여하러 달려가다 잔디에 발이 미끄러져 자연스럽게 비켜준 모양새가 됐다. 최주환과 최지훈은 “안방 핸디캡에 우리가 당했다”며 웃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외야 잔디 상태가 엉망이다. 주로 골프장에서 잔디 보수용으로 사용하는 디봇믹스를 잔뜩 뿌려둬 불규칙 바운드와 미끄러짐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문학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SSG 선수들이 훈련을 마친 뒤 외야 잔디 상태를 살펴보니 미끄러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곳곳에 깊게 팬 자국도 있고, 꽤 많은 양의 디봇믹스를 뿌려놨다. 디봇믹스는 주로 골프장에서 쓰는 흙인데, 페어웨이나 그린에 생긴 디봇 자국이나 피치마크를 지우는 데 활용한다. 잔디씨와 모래, 흙 등을 배합해 손상된 잔디를 살리는 용도다. 모래가 섞여 미끄럽다.

선수들은 “녹색 뻘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도 “예방주사를 강하게 맞았으니, 오늘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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