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경보 울린 울릉도, 긴급 대피령에도 대피시설 태부족
울릉도 공습경보 오후 2시부 해제, 경계경보로 대체
주민 대피령은 해제, 울릉군·경찰 '탄도미사일 따른 피해 신고 없어'
주민들 '굉장히 불안, 여객선 한때 회항, 어선 이동 조처
"처음엔 사이렌 소리가 민방위 훈련인 줄 착각했는데 알고보니 북한 미사일 도발이어서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2일 오전 북한 탄도미사일이 동해상으로 발사된 뒤 경북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2∼3분간 이어지면서 당국과 주민, 관광객들은 놀라움과 함께 바짝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남진복(울릉)경북도의원은 "현재 울릉도에는 공습 등 비상 사태에 대비하는 지하 대피소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울릉주민들은 정부 차원에서 지하 비상 대피소 건립에 적극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에는 현재 비상 사태 발생 시 대피할 수 있는 지하 대피소라고 해봐야 군청, 울릉군의료원, 울릉한마음체육관 등이 고작이다.
주민 박모(70)씨는 "오늘 북한 미사일 도발로 한 평생 처음으로 긴급대피하는 일을 겪으면서 지하 비상 대피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차제에 울릉고등학교 그린스마트 증개축 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지하주차장 내 대피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을 당국에 긴급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55분을 기해 합참이 울릉도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한데 이어 울릉군이 사이렌을 울리자 주민들은 크게 당황하며 우왕좌왕했다.
울릉 저동항 쪽 직장에서 사이렌 소리를 들은 이모(50)씨는 "처음에는 공습경보인지도 모르고 사고가 나서 119가 지나가는 정도로 생각했다"며 "서해 쪽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뉴스를 접하고는 직장 동료들도 많이 긴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도동항에서 특산물 가게를 하는 강모(58)씨는 "사이렌 소리가 계속 나서 엄청나게 놀랐다. 처음에는 불이 났나 하고 걸어서 가게로 가는 데 주민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웅성거렸다. 뉴스 속보 나오고 친척들이 무슨 일이 없는지 전화가 오고 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울릉군은 공습경보 발령 25분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보내 주민들로 부터 불만이 터져나왔다. 또 군청에는 관련 문의 전화가 속출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울릉군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린 건 이날 오전 8시 55분이다.
주민들은 요란한 사이렌 소리만 울릴 뿐 공습경보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전혀 없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울릉군 관계자는 “상황 파악을 하느라고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보내는 게 다소 늦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울릉군은 상황 파악을 하고 난 뒤 주민에게 실제상황을 알리고 추가 도발에 대비해 마을 방송을 실시했다.
울릉군 공무원 고씨는 "지하로 대피하라는 군청 내부알리미 메시지를 받고 지하에서 직원 100여 명과 대피해 있다가 5분 정도 지난 뒤 사무실로 복귀했다"며 난생처음 겪는 일로 상당히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실제 상황이라고 해서 직원들 일부를 긴급 대피시키기도 했다"라며 "사이렌 울리는 것을 듣고 뉴스 보니 공습경보 발령 상황이 나와 주민 대피를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기도 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또 "정부가 북한의 도발 상황에 핵심을 짚어서 곧바로 울릉군에 하달하는 시스템 마련도 함께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북한 미사일 도발과 관련, 군 장성 출신인 남한권 군수의 역할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남 군수는 이날 30여년간에 걸친 군 경력을 십분 활용해 군사작전 하듯 이번 공습경보에 무난히 대처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2시부로 울릉도 공습경보를 해제하고 경계경보로 대체했다.
울릉=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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