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안쓰는 ‘압사’ 단어 쓸 정도로 무서웠다”…최초 신고자 목격담

이상규 2022. 11. 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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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섭고 끔찍한 생각들어 신고했다”
전화할 때만 해도 통제 가능했다고 판단
“너무 무섭고 끔찍한 생각들어 신고했다”
전화할 때만 해도 통제 가능했다고 판단
[사진출처 = 연합뉴스]

156명의 목숨을 앗이간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약 4시간 전 112에 신고전화를 한 신고자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압사 참사’가 발생한 골목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한다는 112 최초 신고자 박모씨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골목상황을 전했다.

박씨는 소방당국에 사고 신고가 접수된 이날 오후 10시15분보다 4시간여 전인 오후 6시34분 112에 신고해 경찰에 위급상황을 알렸다. 진행자는 인터뷰에 앞서 신고 녹취록을 읽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박씨는 “클럽가는 길 해밀턴 호텔 그 골목길 이마트24 그곳에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며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거 인파 너무 많은데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이에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이 “교행이 잘 안되고 밀려서 넘어지고 압사, 사고 날 것 같다는 거죠?”라고 묻자 박씨는 “네 네, 너무 소름 끼쳐요”라며 “그 올라오는 골목길이 굉장히 좁아 이태원역에 내리는 인구가 다 올라오는데,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섞이고 그 다음에 클럽에 줄서 있는 그 줄 하고도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출처 = 보도 영상 화면 캡처]

또 지금 아무도 통제 안하니 경찰이 와서 정리를 해달라는 취지로 112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고가 날 정도로 위험해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했다.

박 씨는 전화 인터뷰에서 “위에 많은 사람이 정체돼서 꼼짝도 못 하는데 1번 출구에서 웃으면서 나오는 인파를 보니까 너무 무서웠다”며 “골목으로 올라가는 걸 보니 끔찍한 생각이 들어서 전화했다”고 신고 배경을 설명했다.

더 무서운 것은 “인파 속에 아이를 목마 태운 아빠도 있었고, 유모차 미는 엄마 도 있었다. 그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딸하고 남편을 놓쳤다는 박 씨는 “골목이 위험하다고 느껴 사고난 지점에서 (빠져나오기가)자신이 없어 직진을 해 해밀턴 호텔 문이 다행이 열려 있어 그 쪽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압사당할 것 같다’는 표현을 썼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단어를 썼는지, 압사란 표현이 머릿속에 있었다는 건 분명히 아는데 가급적 입 바깥으로 안 쓰기 때문에 긴가민가했다”며 “나중에 딸이 ‘엄마 통화할 때 그 단어 썼어. 내가 들었어’ 그러더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판단에 대해서는 “속이 많이 상한다”며 “제가 전화했을 때는 통제가 어느 정도 가능했는데 이후 인구가 점점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

그러면서 “이어 ”(신고 후) 택시를 타고 집에 오면서 사고 현장에서 젊은 사람들한테 ‘위험해요’라고 하면서 인간 띠라도 만들어서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남는다“고 아쉬워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사고 가능성을 언급한 10건의 선고를 더 받았지만 이 중 4건에 대해서만 출동했다.

그리고 최초 신고 4시간 후 그 골목은 아비규환이 됐고 156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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