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발 시장 우려에… 당국 "채무불이행 문제없다"

강유빈 2022. 11. 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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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 외화채권 발행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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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弗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포기
2009년 우리은행 사태 이후 13년 만
시장선 "한국계 외화채권 투심 위축"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국내 기업 외화채권 발행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문제될 것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조기상환을 실시하지 않는 건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이다.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사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발행하는 영구채다. 통상 5년 뒤 발행사가 채권을 되사주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 당초 흥국생명은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상환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시장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계획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이번 사례가 투자 심리에 추가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만기가 없는 영구채 투자자들은 통상 조기상환을 만기로 인식하는 게 암묵적 관행이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기상환 미실시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평판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라며 “한국계 외화채권 투자심리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리은행 콜옵션 미행사 사태 때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후폭풍이 컸다.

최근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포함해 50조 원+α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금융당국은 흥국생명발 시장 동요를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상황,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했다”면서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 간 약정대로 금리 조건 등을 조정하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이 관련 일정과 계획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안심시켰다. 금융위는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며,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따라서 채무불이행은 문제가 되지 않는 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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