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中 방문 때 동행' 제안했으나 獨 숄츠가 거절"
숄츠, 대규모 경제 사절단 이끌고 4일 訪中 강행
"자국 경제적 이익만 챙기나" EU·美서 비판 고조
5일 로이터에 따르면 숄츠 총리의 방중 계획이 알려진 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둘이 같이 베이징에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 정부를 상대함에 있어 유럽연합(EU)이 완전히 단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중국이 EU 회원국들을 한 나라씩 상대하며 ‘각개격파’하려는 시도에 대항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하지만 숄츠 총리가 이를 일언지하에 거부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취재원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프랑스 및 독일 양국 정부 소식통이 로이터에 확인해준 내용”이라고 출처를 소개했다.
◆숄츠, 대규모 경제 사절단 이끌고 4일 訪中 강행
숄츠 총리가 프랑스와의 관계 훼손을 감수하며 단독 방중을 강행하려는 것은 이번 방문의 핵심이 철저히 독일의 국익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독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며, 중국 입장에서 독일은 EU 회원국 중 가장 우호적인 나라다. 특히 전임 앙겔라 메르켈 총리 시절을 거치며 독일·중국 두 나라 간 경제협력이 급속히 심화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가 독일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며 올겨울 최악의 에너지 대란 및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독일로선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처지다.
지난해부터 중국 때리기에 ‘올인’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숄츠 총리의 행보에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8일 실시될 연방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요즘 지방 유세 등 선거운동에만 전념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폴리티코, 악시오스 등 언론매체들은 ‘미국은 중국 견제에 전력을 다하는데 정작 미국의 핵심 동맹인 독일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이익을 챙기는 데에만 치중한다’는 식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영국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호랑이의 입속으로’(Into the tiger’s mouth)란 제목의 기사에서 숄츠 총리의 방중을 “호랑이 입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행보”라고 진단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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