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책임론 불거지는데... 경찰이 경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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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후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왔지만 일선 경찰서에선 "추후 신고자의 사건 종결로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 8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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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찰 수사'
[파이낸셜뉴스]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된 후 경찰의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나왔지만 일선 경찰서에선 "추후 신고자의 사건 종결로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해명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의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비난이 커졌지만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등 8곳을 압수수색해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모양새가 됐다. 관할 서장인 용산서장은 대기발령된 상태다.
■"신고 건수 너무 많았다"
2일 송병주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은 이태원 참사 전 형식적 대응 의혹에 대해 "파출소 직원이 사건 해결을 위해 신고자에 전화하면 '다른 데로 이동해서 괜찮다'고 답변했다"며 "이런식으로 답하면 경찰관들이 나가고 있지만 현장 출동이 아니게 돼버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오후 10시15분께 발생한 이태원 참사 약 4시간 전인 오후 6시34분 압사를 우려한 첫 112 신고가 왔다. 해당 신고에는 이미 참사를 예견한 듯한 발언들이 나왔다. 신고자는 '사람들이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 당할 거 같다' '너무 소름끼친다. 지금 아무도 통제 안해요' 등의 내용을 신고했다. 이후 소방당국이 사건을 접수한 오후 10시15분 전까지 11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현장에 단 4차례만 출동했다. 사건 발생 4시간 동안 경찰이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용산서 관계자는 사건 당일 평소보다 신고 건수가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6시에서 10시까지 112 신고가 79건 접수됐다. 송 실장은 "이정도면 지역 경찰관서 하루 전체 신고 건수 중에서도 많은 편에 속한다"며 "그와중에 인파도 너무 많아 (신고자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참사 사흘 전 지역 상인회 측이 현장 통제를 자제해달라고 말했다고 재차 밝혔다. 송 실장은 "상인회 부회장이 지난해 코로나19를 예시로 들며 경찰과 기동대 인력이 과도하게 배치됐다고 말했다"며 "과도한 경찰력 배치를 자제하고 상인회 자체적으로 자정 능력을 통하고 구청에 협조 요청을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상인회 측은 즉각 부인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상인회에서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며 "경찰이 우리가 인력 배치를 더 해달라고 하면 더 해주고 덜 해달라고 하면 덜 해주냐"고 반문했다.
■경찰 특수본, 서울청 등 8곳 압색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을 수사하는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출범 다음날 곧바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 8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참사 당일 112 신고 관련 자료와 핼러윈 경비 계획 문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특수본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참사 전 4시간 여 동안 11건의 신고를 받은 담당 경찰관들이 직무상 책임을 다했는지, 신고 상황을 전파받은 각급 지휘관과 근무자들의 조치는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날 경찰청은 부실 대응과 관련 관할서장인 이임재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대기발령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서장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후임자는 이날 중 발령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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