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 “참사 리본 착용·행사 취소 강제… 슬픈 일이지만 옳은 처사냐” 불만 토로

정재우 2022. 11. 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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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로 지난달 30일 선포된 국가애도기간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검은 리본 패용 및 행사 취소 등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기관)에 내려보낸 가운데, 한 교사가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교사들 검은리본 달고 수업하라고 공문 내려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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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 A씨 “학생들이 다른 참사 비교하며 애도 형평성에 의문 제기”
“리본 달지 않으면 낙인 찍히는 분위기…애도는 순수한 인간의 마음으로 하는 것” 소신 밝히기도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공개한 공문. 블라인드 캡처
 
이태원 참사로 지난달 30일 선포된 국가애도기간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검은 리본 패용 및 행사 취소 등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기관)에 내려보낸 가운데, 한 교사가 이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교사들 검은리본 달고 수업하라고 공문 내려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렸다.

A씨는 “애들이 나보고 왜 리본을 달고 있는지 묻는다. 군인들이 죽어도 리본 안다는데 국가애도기간은 여러명이 죽었을 때만 되는거냐고 묻더라”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이 ‘분당 환풍구 추락사고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죽었는데 이건 이슈가 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고 했다”면서 “이태원 사건이 슬픈 일은 맞지만 기준이 너무 없는데 선생님도 리본을 달고 있냐고 하더라”며 학생들의 전언을 소개했다.

A씨는 “추모 리본을 달지 않으면 형편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이게 공정과 상식이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어서 A씨는 “교사들의 리본 패용과 워크샵·대회 등 각종 행사 취소를 (교육 당국이) 강제하고 있다”며 “심지어 수업 전 애도 먼저 하라고 한다. 이럴 거면 애도한다고 학교도 안나오지 뭐하러 등교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A씨는 “세월호 때부터 순수한 애도의 마음이 변질돼 국민이 반으로 갈라지고 정치적인 색채로 더럽혀지는 것 같아 참 슬프기 그지 없다”면서 “무엇이든 강요가 아닌 순수한 인간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는 “사상이 위험하다”, “애들이 10년 가까이 된 사건을 어떻게 아냐” 등의 비판 댓글이 작성되기도 했으나 A씨는 “이번 애도기간은 천안함 피격 사건 당시보다도 더 길다”, “직접 들은 말들을 얘기한 것이다” 등의 답글을 달며 반박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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