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유통강자 롯데 본격 등판…마켓컬리 '긴장'

이지영 2022. 11. 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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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컬리, 상장 추진 시점서 '막강 경쟁사' 등장…기업가치 평가에 부담 요인
"유통 대기업과 대결 구도서 물류 인프라 경쟁력 상대적으로 낮아"
'신선식품 전문'서 '마켓컬리·뷰티컬리' 투트랙으로 다각화 돌파구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전통의 유통 강자 롯데가 강력한 신무기를 앞세워 마켓컬리·쓱(SSG)닷컴·쿠팡 등이 나서고 있는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에 본격 등판하면서 경쟁 판도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특히 신선 식품 배송(샛별 배송)을 앞세워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마켓컬리의 경우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시장에 뛰어든 롯데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이 높다.

한창 IPO(기업공개) 추진하는 시점에서 자금력과 인프라를 두루 갖춘 막강한 경쟁자의 등판은 상대적인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유에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상현 롯데 유통군 부회장(총괄대표)이 이끄는 롯데쇼핑은 세계 최고의 배송 자동화 시스템 기술을 갖춘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플랫폼 '오카도(Ocado)'와 손잡고 대한민국 '온라인 그로서리 1번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시장에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식료품 주문과 배송에 이르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롯데는 더 많은 주문량을 한번에 소화해낼 수 있다. 매일 1시간 간격으로 33번의 배차가 이뤄져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된다.

상장 전까지 기업 가치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하는 마켓컬리 입장에선 롯데의 이번 참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마켓컬리는 오는 2월까지 상장 절차를 마쳐야 한다. 하지만 금리인상 여파로 투자 시장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투자자들이 다수인 복잡한 지분 구조와 막대한 적자가 걸림돌로 작용해 우여곡절 끝에 상장 심사에 통과했지만, 지난해 말 4조원 수준으로 인정 받았던 기업 가치는 현재 시장에서 기존의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시장에서 거론된다.

이렇게 마켓컬리의 기업 가치가 급락한 데는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가 크지만, 유통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식품을 강화 시키고 있는 탓에 경쟁력 약화 요인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영국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사진=롯데쇼핑)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쿠팡과 쓱닷컴은 코로나19 이후 연평균 44%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온라인 식품 분야를 키우기 위해 전국 곳곳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

서울 등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던 마켓컬리도 충청·대구·부산·울산까지 사업 권역을 점차 넓히고 있지만 아직 유통 대기업들에 비해 물류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다. 거대 자본에 맞서 치킨 게임을 이어가기도 쉽지 않은 모습이다.

또 이들 기업은 마켓컬리의 최대 강점인 MD(상품기획) 파워를 뛰어 넘는 수준으로 상품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전국에 줄서서 먹는 맛집을 섭렵해 잘 팔리는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하고, 각 지역의 특산품이나 농가에서 재배한 농수산물을 곧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 식음료 사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식품 카테고리 하나로 만들어졌던 마켓컬리는 비식품 카테고리 확대에 나서며 대응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컬리(법인명)는 '마켓컬리'와 '뷰티컬리'로 이원화해 사업을 진행하며 돌파구를 모색하는 형국이다.

마켓컬리는 '친환경 식재료와 맛집 음식, 생활용품까지 큐레이션', 뷰티컬리는 '데일리부터 럭셔리까지 뷰티 브랜드 큐레이션'을 서비스 콘셉트로 하고 있다.

생활용품·뷰티·패션·리빙·반려동물용품·완구·여행 등 다양한 분야로 카테고리를 늘리며 종합 쇼핑몰 형태로 볼륨을 키우고 있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전국 인프라를 갖춘 롯데가 최첨단 시스템을 장착해 온라인 식품 시장으로 뛰어든 만큼 기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식품 카테고리 하나로 성장한 마켓컬리의 경우 대기업들 공세에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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