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 동조하자 결국 입 막은 구단…NBA 레전드 "출전 정지해야" 바람 잘 날 없는 어빙의 농구

문상혁 기자 2022. 11. 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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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네츠의 카이리 어빙 (사진=AP 연합뉴스)

오늘 미 프로농구, NBA의 브루클린 네츠가 소속 농구 스타 카이리 어빙의 인터뷰를 금지했습니다. 팬과 가까운 NBA에선 이기든 지든 경기 뒤에는 대표 선수들이 미디어와 소통하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런데, 브루클린은 왜 스타 선수의 입을 막았을까요. 이유는 지난주, 어빙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한 영화 때문입니다.

어빙은 트위터에 '히브리서에서 니그로스에까지 : 일어나라 검은 미국이여 (Hebrews to Negroes: Wake Up Black America)' 라는 제목의 영화를 올렸습니다. 얼핏 어떤 뜻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이 영화는 유대인을 향한 차별과 혐오를 담은 '반유대주의(Antisemitism)' 영화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조 차이 브루클린 구단주의 성명 (사진=트위터 캡쳐)

이 트윗 하나에 NBA 안팎은 들썩였습니다. 어빙의 소속팀 브루클린 구단이 가장 먼저 반응했습니다. 브루클린 구단은 “우리 팀은 혐오 표현을 조장하는 행위를 규탄하고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문을 냈습니다. 조 차이 브루클린 구단주는 “카이리 어빙에 실망했다”라는 말을 트위터에 남겼습니다.

어빙은 결국 트윗을 삭제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빙의 사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논란 직후 열린 인디애나와의 경기에서 팬들은 '반유대주의와 싸우자(Fight Antisemitism)'란 티셔츠를 입고 코트 가장 앞에 앉았습니다. 경기도 진 어빙은 기자들과도 논쟁을 벌였습니다. 어빙은 “게시글을 올렸다고 해서 홍보하는 게 아니다. 저의 믿음을 굴복시키려고 하지 마세요. 더 강해질 뿐입니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기자들과 언쟁하는 카이리 어빙 (사진=유튜브 캡쳐)

뉴욕포스트는 “카이리 어빙은 정체성을 더럽히면서 놀라운 재능을 낭비하고 있다”라며 비판했습니다. 어빙의 잘못된 신념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구는 납작하다. 눈앞에 놓여 있는 진실이다” 2017년에 어빙은 '지구 평면설'을 주장해 원성을 샀습니다. 코로나 19 백신을 맞아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2021년에는 '백신 음모론'을 주장하며 시즌 절반이 되도록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코트 안팎에서 바람 잘 날 없는 어빙 때문에 브루클린은 성적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시즌 7경기에서 2승 5패를 거둔 스티브 내시 감독은 오늘 경질됐습니다. 내시 감독은 2004~2005시즌과 2005~2006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MVP를 타낸 스타 선수 출신 감독입니다. 하지만 오늘 감독 없이 치른 시카고와의 홈 경기에서도 패한 브루클린은 동부 15개 팀 가운데 13위로 추락했습니다.

어빙은 야투 12개 중 2개만 성공했습니다. 단 4점밖에 올리지 못한 겁니다. 3점 슛은 6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습니다. 논란에 신경 쓰지 않고, 신념을 고수하겠다지만 정작 어빙의 농구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NBA의 전설' 찰스 바클리는 오늘 어빙을 향해 쓴소리를 남겼습니다. 바클리는 “NBA 애덤 실버 총재조차 유대인이다. 우리는 동성애 혐오 표현을 한 선수들을 출전 정지했으며 벌금을 부과했다. 그것은 옳은 일이었다. 이 원칙은 어빙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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