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흑자' 현대중공업, 노조 갈등 '파업' 가능성에 촉각

김태환 2022. 11. 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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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에도 1000억 원대 영업이익 예상…파업시 손해 수천억 원
조선업황 개선 추세…노조와 원만한 분위기 전망도 나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3분기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노동조합과 임금·단체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파업이 예고되고 있다. 과거 조선업계 전례에 비춰봤을 때, 본격적으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수천억 원의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부문이 올해 3분기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가 임금·단체협상 관련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실제 파업이 이행될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2644억 원, 영업이익 1888억 원을 각각 기록한 것으로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9.9%, 영업이익은 33.2%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들어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을 실현하면서 '적자 탈출'을 해냈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과 더불어 원가 절감, 공정 효율화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주가 크게 늘어난데다, 고환율 시장의 지속으로 한국조선해양의 향후 실적도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3년치가 쌓여 있으며, 이는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로 평가된다. 여기에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액화천연가스)선을 대거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개선해왔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LNG선에서 글로벌 발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현대조선해양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최근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대해 사측이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동시·순환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이 지난달 24~2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파업) 찬반투표 실시 결과, 3사 노조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로,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울산지방노동위원회가 교섭 중지 결정을 내려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들 노조는 "대부분 동종사들이 조선업 호황 기회를 잡기 위해 교섭을 빠르게 마무리하고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데, 유독 현대중공업그룹 경영진만 (지지부진 미루어) 파업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교섭이 꽉 막힌 것은 지주사인 HD현대,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교섭 가이드라인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파업이 진행될 경우, 공정이 연기되면서 일평균 매출과 고정비 지출, 지체보상금 등이 발생한다. 여기에 선박 인도가 지연되면 선주에게 지급해야 할 지체보상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도 지연에 따른 신뢰도 하락 등 무형의 손해도 발생하게 된다. 실제 지난 6월 22일부터 51일간 파업이 진행됐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한 달간 옥포조선소 제1도크 공정이 중단되며 손해액이 8165억 원 나타난 것으로 추산했다. 매출 손실 6468억 원, 고정비 지출 1426억 원, 선박 11척 납기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271억 원 등이 포함된 비용이다.

다만, 노사 합의가 원할히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의 사례로 극단적 갈등이 벌어지면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학습했고,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만큼 노조의 요구에 사측이 수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조선업의 경우 업황이 좋아져 일감이 쌓이면 노사관계도 같이 좋아지게 된다"면서 "노조 쪽에서도 수주잔량이 많고 일감이 쌓인 와중에 파업을 섣불리 들어가는 것은 부담을 느끼고, 회사도 당연히 조업이 중단되면 손실이 막심하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고 서로 양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와 교섭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만큼 대화를 통해 올해 단체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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