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 이틀째…합동분향소·추모의 벽 등 대학가 추모 물결 [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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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 같지 않아요. 저는 그야말로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직장인이던 지인도 안타깝게 숨졌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2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문캠퍼스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자들을 위한 임시 분향소에서 만난 재학생 박모(25)씨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사고 발생 불과 30분 전까지 머물렀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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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일 같지 않아요. 저는 그야말로 ‘운 좋게’ 살아남았습니다. 직장인이던 지인도 안타깝게 숨졌어요.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대학생들은 속속 드러나는 정부의 부실 대응에 분개했다. 오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정오 즈음 학교 후문 게시판에 몰려들었다. 지난달 31일 고려대 캠퍼스에는 ‘윤석열정부와 서울시에 책임 있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해당 대자보를 게재한 재학생 오수진(22)씨는 “인파 몰림 행사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정부가) 아무런 대비를 안 했다. 정부에 사고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청년진보당이 학내에 설치한 ‘이태원 참사 추모의 벽’에도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는 메모지가 붙었다.
이번 참사 피해자가 주로 20·30대로 파악되면서 대학가에는 이들을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됐고, 대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은 이번 참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정부의 안전 책임을 당부했다. 한양대 재학생 최모(24)씨는 “사망자들은 잘못이 없다. 사고의 근본 원인을 밝혀내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데 정부가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생 김모(30)씨는 “수업 시작 전 사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나를 포함해 주변 학생들도 심리적 충격이 크다. 사고 수습과 국민들의 안전 보장에 만전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의견을 냈다.
안병수·이정한·장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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