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주파수 추가 할당 요구… 견제 나선 KT·LGU+

변지희 기자 2022. 11. 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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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대역폭 넓어야 통신 품질 좋아져
통신 3사, 5G 주파수 대역폭 동일
가입자수 많은 SKT , 1인당 대역폭 가장 적어
LG유플러스 추가할당 받자 SKT도 정부에 요청
SK텔레콤 사옥 전경.

SK텔레콤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세대 이동통신(5G)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가 견제에 나섰다. 주파수 대역폭이 넓을수록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를 높일 수 있고, 결국 품질 경쟁에서 앞설 수 있어 이동통신 3사 간 신경전이 치열한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요청한 주파수 추가할당과 관련해 표면적으로는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고 하고 있지만,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해 열린 과기부 산·학·연 연구반 회의에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5G 주파수 3.7~3.72㎓ 대역(20㎒)을 추가 할당해달라고 최근 과기부에 요청했다. 현재 각 사는 각 100㎒씩 즉 LG유플러스는 3.4~3.5㎓, KT는 3.5~3.6㎓, SK텔레콤은 3.6~3.7㎓의 5G 주파수 대역을 갖고 있다. 그런데 SK텔레콤이 기존에 보유한 5G 주파수 대역의 인접 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달라고 과기부에 요청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대역폭이 넓어질수록 통신 품질이 좋아지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 주파수 대역폭은 주로 ‘차도’에 비유되는데, 차도가 넓으면 한 번에 많은 차가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처럼 대역폭이 넓으면 한 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용량이 커진다. 최근 소비자들은 동영상이나 음악파일을 주고받거나 실시간 비디오 스트리밍 등 보다 큰 용량을 필요로 하는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도 통신 품질 관리를 위해 보다 넓은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는 게 필수다.

통신 3사는 5G 주파수를 100㎒씩 동일하게 할당받았지만, SK텔레콤이 이번에 20㎒의 추가 할당을 요구한 것은 가입자 1인당 주파수 대역폭이 3사 중 가장 작기 때문이다. 5G 가입자 수를 보면 SK텔레콤은 1222만명, KT 779만명, LG유플러스 559만명으로 SK텔레콤 가입자가 KT와 LG유플러스에 비해 월등히 높다. 1인당 주파수 대역폭은 반대다. 각각 8.2㎐, 12.8㎐, 17.8㎐다.

이론적으로만 본다면 1인당 주파수 대역폭이 SK텔레콤이 가장 작기 때문에 SK텔레콤의 통신 품질이 가장 나쁜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정부가 매해 실시하는 품질 평가를 보면 5G 다운로드 속도나 5G 커버리지 모두 SK텔레콤은 3사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기술력으로 불리한 부분을 극복해오고 있으나 주파수 대역폭이 제한된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추가할당을 요구했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보유한 주파수로도 트래픽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할당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한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100㎒ 대역폭이면 통신 3사 모두 어느 정도 통신 품질이 확보됐다고 봐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쨌든 대역폭의 넓이다”라며 “SK텔레콤이 주파수를 추가로 가져가면 KT와 LG유플러스는 통신 품질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추가할당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하는 것은 일종의 ‘시간 끌기’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부 연구반이 3.7∼4.0㎓ 대역 주파수를 5G용으로 할당하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도 추가 경매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설비 투자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통신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는 3.7㎓ 이상 주파수 대역을 추가로 할당받으려면 현재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과 인접한 주파수가 아니기 때문에 SK텔레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투자비가 더 많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SK텔레콤이 주파수 추가할당을 요청했지만, 가장 먼저 정부에 추가 할당을 요청한 것은 LG유플러스다. 5G 주파수 경매는 2018년 이뤄졌는데 당시 과기부가 5G 주파수 경매를 할 때 주파수 대역을 ‘균등 분배’하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업계 신경전이 수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과기부는 주파수 경매 과열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통신사 한 업체가 할당받을 수 있는 5G 주파수 총량을 100㎒로 제한했다. 통신사들이 최대한 균등하게 주파수를 확보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LG유플러스는 KT와 SK텔레콤이 100㎒의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한데 비해 80㎒ 대역폭(3.42~3.5㎓ 대역)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인접 공공주파수 간섭 우려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는 3.4~3.42㎓ 20㎒의 추가 할당을 요청했고 이때도 SK텔레콤과 KT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결국 SK텔레콤과 KT는 할당 신청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매가 아닌 정부의 할당 심사 절차를 거쳐 LG유플러스가 추가로 20㎒의 대역폭을 확보하게 됐다.

주파수 추가 할당 여부와 관련해 과기부는 말을 아끼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연구반을 통해 통신 3사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연구반이 해외 사례와 사업자 의견 등을 종합한 후 할당 여부에 대해 추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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