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밀사 이상설 “유품 태우라” 유언에 애먹는 진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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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마라."
독립의 한을 품고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보재 이상설(1870~1917)의 유언이다.
하지만 보재가 "몸과 유품을 태우라"고 한 유언을 남기고 순국한 터라 기념관에 담을 유물이 넉넉지 않다.
특히 보재가 숨을 거둔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가엔 지난 2001년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이 러시아 정부의 협조를 얻어 설립한 유허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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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 전 “유품 태우고 제사도 말라” 유언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마라.”
독립의 한을 품고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보재 이상설(1870~1917)의 유언이다. 이 유언 때문에 보재의 고향 충북 진천군이 애를 먹고 있다. 진천군은 보재의 독립운동 여정, 인생 역정 등을 담을 이상설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비·지방비와 군민 성금 등 75억6천여만원을 들여 보재의 고향 진천읍 산척리 9904㎡ 터에 연면적 1508.69㎡ 규모의 기념관을 세울 참이다. 지금 62% 정도 지었으며, 내년 6월께 준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보재가 “몸과 유품을 태우라”고 한 유언을 남기고 순국한 터라 기념관에 담을 유물이 넉넉지 않다. 그나마 유족이 기념관 준공 때 유물 44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또 후손이자 후원회장인 이태희씨가 족보·초상화·교지 등 4점을 기증하기로 했고, 이연우 초려문화재단 이사장(공주대 객원교수)이 최근 초상화 등 2점을 기증했다.
진천군은 진천문화원 등과 유물 찾기 민관합동실무추진단을 꾸려 나라 안팎에서 보재 관련 유물을 찾을 계획이다. 우선 3일 독립기념관을 찾아 보재 관련 유물 복제·대여 등을 협의할 참이다. 보재가 망명했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등을 방문해 관련 유물을 수집하는 것도 추진한다. 특히 보재가 숨을 거둔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가엔 지난 2001년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이 러시아 정부의 협조를 얻어 설립한 유허비도 있다. 유허비엔 “1907년 7월 광무 황제의 밀지를 받고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이준, 이위종을 대동하고 사행하여 한국 독립을 주장하다. 유언에 따라 화장하고 그 재를 이곳 수이푼 강물에 뿌리다”라고 씌어 있다.
보재는 진천 산척리에서 나고 자랐으며, 대과(과거)에 급제해 성균관 교장, 의정부 참찬 등을 지냈다. 미국 선교사 헐버트 등과 교류하면서 영어·프랑스어 등을 익혔고, 수학에 능통해 우리말 수학책 <산술진서>를 남기기도 했다. 1905년 을사늑약 때 벼슬을 접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한 뒤 국외에서 독립운동에 전념했다. 국외에 머물렀지만, 고종은 외국어·신문명 등에 두루 밝은 그를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 평화회의에 참석할 ‘헤이그 특사’의 정사(대표)로 삼을 정도로 아꼈다.
보재는 북간도 연길 용정(룽징)에 민족 교육 요람 ‘서전서숙’을 세웠다. 충북교육청과 진천군 등은 보재 서거 100돌이던 지난 2017년 진천에 ‘서전서숙’을 잇는 ‘서전고’를 개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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