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대형사고' 언급에도...11건 신고에 출동은 '4번'

김철희 2022. 11. 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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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나기 4시간 전부터 경찰에 '압사할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 가운데는 아수라장이다, 대형사고 직전이다 등 재난을 암시하는 내용이 많았지만 경찰의 조치는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철희 기자!

[기자]

네, 서울 이태원 사고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지금 서 있는 곳 주변에서도 112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고요?

[기자]

네, 이곳은 참사가 벌어졌던 골목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당시 거리 전체가 핼러윈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꽉 들어찼는데요.

시간으로 따지면 밤 9시 7분과 10분, 제가 서 있는 곳 바로 근처에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먼저 밤 9시 7분 신고자는 전화를 걸어 사람이 너무 많아 '압사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운을 뗍니다.

그러면서 '일방통행할 수 있게 통제 좀 부탁한다'고 구체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했습니다.

3분 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신고가 또 들어왔는데요.

이번에는 상태가 심각하다, 사람이 압사당하고 있다고 말하는 신고자에게 경찰이 정확한 위치를 거듭 되묻습니다.

저희가 직접 만난 신고자는 당시의 답답했던 상황을 취재진에게 털어놨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이태원 참사 당일 112신고자 : 축제장 전체가 지금 난리가 났다, 그렇게 얘기하니까 '정확한 상호를 대라', 계속 그런 얘기만 하길래…. 더 이상 제가 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런 광경이 아니었어요.]

이곳뿐 아니라 바로 뒤편에서도 저녁 8시 50분쯤부터 밤 9시 사이에 사람 죽을 것 같다, 대형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다, 아수라장이다, 이런 내용의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저녁 6시 반부터 참사 직전까지 접수된 신고만 모두 11건인데요.

경찰은 이 가운데 4건에 대해서만 실제로 출동했습니다.

나머지는 전화로 주변에 경찰력이 배치돼 있다고만 안내했고 1건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또, 11건 가운데 긴급 출동이 필요한 코드 0와 코드 1으로 분류한 것만 8건이었는데 이 중에 현장 출동은 단 한 번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강도 높은 감찰과 조사를 예고했는데요.

결과가 나왔을 때 청장 스스로 상응한 처신을 하겠다는 말로, 자리를 걸 수 있다는 뜻도 시사했습니다.

112신고 녹취를 먼저 공개한 것도 '뼈를 깎는 각오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YTN 김철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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