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운 짙은 헤르손…"러군, 주민 강제 대피시키고 지뢰 심어"

임소연 기자 2022. 11. 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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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 탈환을 위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자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강제로 이동시키고 요새화를 진행 중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의 민간주택 주변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하며 전선 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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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콜라이우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26일 (현지시간) 러시아 군과 대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전선에서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 탈환을 위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자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강제로 이동시키고 요새화를 진행 중이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의 민간주택 주변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하며 전선 배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런 발표의 진위를 직접 확인하진 못했으나, 전화로 접촉한 현지 주민들은 러시아군과 친러 행정당국이 주민을 위협해 쫓아내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헤르손에 사는 60세 여성 테티아나는 1일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러시아군들이) 사람들을 협박해 떠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안전한 지역'으로 가라는 당국자들의 압박에도 헤르손 시내 아파트를 떠나지 않았다면서 "러시아 병사들이 주민이 떠난 집을 차지하고 모든 걸 약탈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점령지의 친러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지난달 19일 헤르손주 주도인 헤르손시에 주민 대피령을 내렸고, 약 일주일 뒤 대피 완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실제로 헤르손시를 떠난 주민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수천명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헤르손 친러 행정부는 대피령에 따르지 않고 잔류하는 주민을 적대 인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NYT는 이러한 조처가 헤르손시, 그리고 카호우카 댐을 사수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카호우카 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에 식수 등을 공급하는 핵심 전략시설이다.

헤르손 친러 행정부는 카호우카 댐 주변도 주민대피령 대상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오는 방향인 드니프로강 서안뿐 아니라 동안 주민도 마찬가지로 대피할 것을 지시한 상황이다.

헤르손시에는 전운이 짙다. 현지 주민 카테리나는 지난 주말 보낸 NYT에 문자메시지에서 "도시 외곽에서 전투가 진행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가 텅 비었다"면서 "도시는 죽어가지만 우린 살아있다. 우크라이나군을 만나기 위해 계속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540㎞ 거리에 위치한 항구도시인 헤르손은 흑해, 크름반도와 연결되는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동부전선에서 대승을 거둔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을 탈환하고 크름반도까지 수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헤르손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이 도시를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해왔다. 이들이 헤르손을 잃으면 심각한 전략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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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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