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계 “음악과 애도는 함께 할 수 있다”···공연 전 함께 묵념도[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공연이 취소되고 앨범 발매가 연기되는 등 대중음악계가 ‘올스톱’된 가운데, “공연과 음악도 애도의 방식”이라는 음악가의 발언이 공감을 얻고 있다. 몇몇 아티스트들은 공연과 음악 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사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싱어송라이터 ‘생각의 여름’(본명 박종현)이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 공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후 아티스트와 평론가들이 글을 공유하고 있다.
가수 장재인, 음악평론가 배순탁 등은 ‘생각의 여름’이 올린 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며 동의의 뜻을 전했다. 배 평론가는 “언제나 대중음악이 가장 먼저 금기시되는 나라다. 슬플 때 음악으로 위로받는다고 말하지나 말던가”라며 “우리는 마땅히 애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 그러나 애도의 방식은 우리 각자 모두 다르다”는 메시지를 공유글에 덧붙였다.
평론가 김윤하는 “문화 예술이 국가의 책임 면피 수단 정도로 치부당하는 모든 움직임에 반대한다. 누구나 각자의 애도 방식이 있고, 그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며 “주말 한 공연장에서는 공연 전 함께 피해자들 위해 잠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짧은 묵념이었지만 잠시나마 그 자리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것만으로 큰 위안을 받았다”는 글을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어 “일상 속에서 성숙하게 애도하는 방법, 그래서 더 깊이 기억하는 방법을 배워나가고 싶다”고 했다.
가수 데이먼스 이어도 추모의 뜻과 애도의 마음을 전하면서 오는 5~6일 예정된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매우 깊은 슬픔을 느끼며 사망자와 피해자, 유가족분들께 애도를 표한다. 소식을 전해 듣고 며칠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공연 진행에 대한 소식을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 제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더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가수 정밀아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저의 방식대로 애도하겠다. 그 중에는 음악이 있다”며 “정성껏 만들고 있는 노래들 마무리도 잘할 것이고, 예술로 위로도 받을 것”이라고 게시물을 올렸다. 음악가 정원영도 지난 1일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라며 “음악만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라고 인스타그램에서 말했다.
대중음악계가 이처럼 뜻을 밝히는 것은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각 지자체 등이 대중문화계에 예정된 행사·공연 취소 등 일괄적인 행동양식을 권고한 데 대한 반발이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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