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여파에 문화행사 줄줄이 취소.."연말까지 개최 어려워"

유동주 기자 2022. 11. 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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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아트지가 24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 '2022 웰컴대학로' 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2.09.25. *재판매 및 DB 금지

이태원 참사 여파로 이번 달 개최예정이던 공연 등 문화 행사가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오는 5일까지로 정해진 국가애도기간이 끝난 후에도 당분간 축제나 공연 등 대형 행사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30일 다중 밀집 행사에 대한 안전조치 강화를 주문하는 긴급 공문을 배포했다.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산하 기관과 유관 단체와 협회 등에 안전조치 강화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이번 안내문를 통해 "이태원 압사 참사로 희생자가 발생해 안타깝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행사에 대한 사전에 예방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 경찰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안전 관리에 만반의 준비가 된 경우에 한해서만 일정대로 추진하고 안전 대책이 미흡할 경우 추가 조치 보완과 현장 점검을 통해 완벽한 조치가 이뤄진 다음 행사를 열 것"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 주관 행사가 잇따라 연기된 가운데, 공연업계 등도 애도의 의미로 관련 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과 9일로 예정돼 있던 가수 마이클 볼튼의 8년만의 내한공연이 내년 1월 중으로 미뤄졌다. 엠넷(Mnet)에서 방영 중인 댄스 오디션 예능 '스트릿 맨 파이터 온 더 스테이지(ON THE STAGE)'의 서울 콘서트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달 12일로 예정됐던 강원도 강릉 공연은 아예 취소됐다. 3년만에 열릴 예정이던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축제인 '스트라이크 뮤직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그룹 코요태의 전국 투어 콘서트 '렛츠 코요태!(LET's KOYOTE!)'의 경우 서울 공연이 내년으로 미뤄졌으며 장윤정과 홍진영, 영탁, 김재중 등 가수들의 콘서트도 취소됐다. 그룹 엑소(EXO) 멤버 첸의 앨범 발매와 관련 프로모션 행사들이 모두 취소됐다. 그룹 하이라이트 출신 용준형의 앨범 발매 일정도 연기됐다. 그 외에 다수의 가수와 그룹의 컴백 일정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SM엔터테인먼트도 할로윈에 맞춰 매년 하던 소속 가수들의 유튜브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는 오는 4일 회사 설명회를 열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를 준비했으나 행사를 연기했다. 이번 주 예정됐던 영화 시사회나 제작보고회 등도 미뤄졌다.

'2022 서울국제음악제'는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저녁, 폐막음악회를 열면서 1분간 묵념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도 취소됐다.

문체부 주최·주관 행사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문체부 주최로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공연관광협회가 공동주관해 지난 9월24일 부터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되던 공연관광 축제 '2022 웰컴 대학로'는 지난달 30일 폐막식을 전면 취소했다. 폐막에선 할로윈 축제 형식으로 축하공연과 뮤지컬 갈라쇼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등 국내 테마파크들이 이태원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에 따른 조치로 핼러윈 축제를 전면 중단했다. 사진은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 게시된 이벤트 취소 안내문. 2022.10.31.

문체부 주최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청와대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음악회도 일부 취소된 상황이다. 이번 공연은 문체부가 예술의전당,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외국 국빈을 위한 만찬 장소로 쓰이던 청와대 영빈관이 국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개교 30주년 기념 공연을 연기했다. 국립정동극장에서 예정됐던 연극 '맥베스 레퀴엠' 제작 발표회도 미뤘다.

정부가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지만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당분간은 공연 등의 문화계 행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연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주로 애도기간이 끝나더라도 당장 다음주부터 콘서트같은 대형 행사를 열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올 연말까지는 일정상 연기가 불가능한 공연을 어쩔수 없이 열게 되더라도 규모를 축소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지난달 30일 열린 사고수습본부 대책회의에서 문화관광축제와 케이팝 공연 그리고, 스포츠 경기 등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공연이나 문화행사 등에 적용할 강화된 안전 확보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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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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