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불명예, 홈런 억제기의 굴욕...하퍼의 눈썰미와 리더십의 승리
[OSEN=조형래 기자] 시즌 4개의 홈런만 허용한 투수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만 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타선은 그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해냈을까.
필라델피아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5방을 앞세워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었다.
이날 필라델피아 타선은 좀처럼 허용하지 않던 휴스턴 선발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를 상대로 무러 5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7득점 모두 홈런으로 만든 점수였다. 1회 브라이스 하퍼의 투런포, 2회 알렉 봄, 브랜든 마쉬의 솔로포 2방, 5회 카일 슈와버의 투런포, 리스 호스킨스의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맥컬러스 주니어의 5피홈런은 월드시리즈 한 경기 최다 피홈런 신기록이었다. 개인 통산 18경기(11선발)에서 2승2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하는 등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맥컬러스의 충격적 부진이었다. 신기한 점은 올해 맥컬러스 주니어가 올 시즌 47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4개의 피홈런만 기록했다는 것.
2015년 데뷔한 맥컬러스 주니어는 정규시즌 통산 718⅔이닝 동안 57피홈런을 기록했다. 9이닝 당 피홈런 0.71개였다. 2015년 이후 7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에서도 가장 낮은 9이닝 당 피홈런 수치를 기록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억제하는 능력은 최고다. 이런 그에게 한 경기 5피홈런은 굴욕적인 수치이자 뭔가 이상할 수밖에 없는 기록이었다.
홈런을 맞은 구종을 살펴보면 5개 중 4개가 변화구, 1개는 싱커였다. 1회 하퍼에게 맞은 투런포는 초구 84.5마일의 너클 커브였고 2회 알렉 봄에게는 초구에 93.2마일 싱커를 던지다가 홈런이 됐다. 브랜든 마쉬의 홈런 구종은 83.7마일 슬라이더. 5회 카일 슈와버에게 87.9마일 체인지업을 던지다 투런포를 내줬고 뒤이어 리스 호스킨스에게도 85.1마일의 슬라이더를 던지다 홈런으로 연결됐다.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제대로 받아친 스윙이었고 홈런으로 연결됐다. 특히 2회 봄은 덕아웃에 있던 하퍼의 부름을 받고 하퍼는 봄에게 무언가를 얘기해주는 장면이 포착됐다. 하퍼의 조언을 들은 봄은 초구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하퍼가 투구 습관을 읽고 봄에게 알려줬고 이후 필라델피아 선수단 전체가 그 사실을 공유한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하퍼는 경기후 “정보가 있을 때마다 팀원들과 공유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팀원들을 도울 수 있고 우리는 언제는 그렇게 해왔다”라고 특별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봄은 경기 중 현지 중계진인 FOX스포츠의 켄 로젠탈과의 덕아웃 인터뷰에서 하퍼와 나눈 얘기에 대해 “우리 둘 만의 얘기”라며 대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경기 후 하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도 “아무런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후 홈런을 치는데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하퍼의 순간적인 눈썰미와 조언이 이날 필라델피아의 승리에 도움이 됐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다만, 맥컬러스는 투구습관 노출을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투구습관 노출과 관련이 없다. 필라델피아 타자들이 나보다 더 좋은 계획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고 더 잘 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스포츠넷 캐나다’의 벤 니콜슨-스미스 기자는 ‘투수 한 명을 상대로 5개 홈런을 친 경우는 월드시리즈에서 한 차례도 없었다. 맥컬러스 주니어가 올해 한 시즌 동안 허용한 홈런보다도 더 많은 홈런이다’라면서 ‘하퍼가 공유하고 싶은 장면을 포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비디오 영상은 맥컬러스의 글러브가 변화구를 던질 때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하퍼가 이를 포착해서 덕아웃 전체에 알려줬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신뢰가 깊다는 의미다. 하퍼와 예리한 눈썰미와 팀 동료의 관찰력을 믿음 봄과의 신뢰에서 나온 장면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이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필라델피아가 투구 습관을 알려주는 것은 허용이 되는 것이다. 경기의 불문율 안에서 선수들이 눈으로 관찰하는 것은 정당하다’라면서 과거 휴스턴의 사인스캔들을 비꼬기도 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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