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경찰 내부 '부글부글'...윤희근 청장 비판도 이어져(종합)

예병정 2022. 11. 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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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인력 부족..."항상 고충"
"기동대 지원 요청, 윗선 거절"
'이태원 참사' 사과하는 윤희근 경찰청장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2022.11.1 yatoya@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관련해 현장 대응이 미흡했다며 내부 감찰을 공언한 가운데 일선 경찰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회원들이 직장을 인증해 가입하는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나 경찰 내부망에는 불만을 터뜨리는 경찰관들의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경찰의 역할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일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참사 당일 정부와 경찰의 대응 방식에 커다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2022.11.2 hama@yna.co.kr (끝)
■"늘 더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자신 '이태원파출소 직원'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파출소의 인원 충원 문제를 거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이용자는 "이태원 파출소 직원 90%가 20, 30대 젊은 직원이고, 30% 이상은 시보도 끝나지 않은 새내기 직원과 기동대에서 현장 경험 없이 일선으로 나온 직원들로 채워져 있다"며 "그로 인해 항상 고충이 있고, 늘 더 많은 인원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112신고는 시간당 수십건씩 떨어지는데 그날 본 근무직원은 11명, 탄력근무자 포함 총 30명 남짓이었다"면서 "뛰어다니며 신고 처리하기도 바쁜 상황에서 압사사고를 예상해서 통제하고 있었다면 112신고는 또 누가 뛰나. 혹여 강력사건이라도 떨어져서 누군가 죽었다면, 거리 통제하느라 강력사건 못 막았냐고 비난하지 않겠냐"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대비는 이태원 파출소만 해야 했나. 경찰청, 서울청은 뭐 했나. 경찰청장은 뭐 했나. 예상 못하셨나"라며 "광화문집회에 그렇게 많은 기동대가 필요했나. 체감상으로는 VIP(윤석열 대통령) 연도경호에 동원된 인원보다 (인력을) 덜 지원해주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다. 살려달라 손 내밀던 모든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그 기억들이 채 가시지 않아 괴로워하는 젊은 경찰관들이다. 자신들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현장 경찰관들에게 사고에 대한 책임까지 짊어지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라면서 "아무 대책도 없고 관심도 없었던 서울시장, 경찰청장, 용산구청장, 윗선 본인들부터 스스로 감찰 받으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심정지 사고가 발생해 30일 새벽 경찰 및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에는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 2022.10.30. bluesoda@newsis.com /사진=뉴시스
■"기동대 지원 요청 윗선이 거절"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 파출소에서 기동대 지원 요청을 했으나 거절됐다는 주장도 경찰 내부에서 나왔다.

전날 경찰청 내부망에는 '이태원파출소 직원이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경찰관은 "지구촌축제 대비 당시 행사장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기동대 경력(경찰력)을 요청했으나 윗선에서 거절했다. 핼로윈 대비 당시도 안전우려로 인해 용산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경력(경찰병력)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시 인력 부족에 시달렸던 이태원 파출소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 관련 접수된 압사 우려 112신고는 사고 발생지 골목뿐만 아니라 이태원역 주변 일대 여러 곳에서 접수됐다. 지역 특성상 좁은 골목이 많아 어디로 가든 몰려든 인파로 인해 안전사고 우려가 있었다"며 "당시 근무 중이던 약 20명의 이태원파출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적었다.

이어 "(112신고) 11건 중 4건만 출동하고 나머지는 상담안내로 마감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나, 이는 신고자에게 인파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고 귀가하라 안내했기에 해당 내용으로 마감한 것"이라며 "다만 해산시키는 인원보다 지하철과 버스로 몰려드는 인원이 몇 배로 많았고 안전사고 우려 신고 외 다른 신고도 처리해야 하기에 20명으론 역부족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용산경찰서 교통직원들도 현장 곳곳에서 인파를 통제 중이었고, 파출소 직원들은 다른 여러 신고로 출동하는 중에도 틈틈이 시민들에게 해산하라고 요청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윤 청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청장님의 '112신고 대응이 미흡했다'는 발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용산서 직원들은 무능하고 나태한 경찰관으로 찍혀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어떤 점을 근거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그냥 '감찰 후 문제가 있으면 원칙대로 처리하겠다’'이런 발언만 할 수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또 "불과 몇 달 전 취임사에서 '일선 경찰관은 슈퍼맨이 아니다. 경찰 만능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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