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게임 심의, 게임위 존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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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불공정 심의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게임위가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등급을 15세 이상에서 청소년 이용불가(19금)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캐릭터의 의상, 노출의 묘사 정도와 빈도, 이용자 조작에 따른 반응 등에서 선정성이 확인돼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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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불공정 심의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게임위가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 등급을 15세 이상에서 청소년 이용불가(19금)로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비키니를 입은 소녀 캐릭터를 문어가 감싸는 장면 등이 성행위를 연상시킨다는 민원이 들어오자 게임위가 등급을 조정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게임위는 블루 아카이브 등급 조정의 배경으로 ‘선정성’을 내세웠다. 게임위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캐릭터의 의상, 노출의 묘사 정도와 빈도, 이용자 조작에 따른 반응 등에서 선정성이 확인돼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조정했다”라고 했다.
지난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로 설립된 게임위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정부기관이다. 게임산업법에 근거해 게임을 제작·배급하기 전에 등급을 내리고 있다. 선정성, 폭력성·공포, 범죄·약물, 언어, 사행성 등을 확인해 등급을 나눈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으로 유통되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등급 조정 권고를 내리고 있다. 이미 서비스 중인 블루 아카이브의 등급이 15세 이상에서 청소년 이용불가로 상향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게임위의 이런 조치가 선택적이라는 것이다. 게임위는 게임물 등급 분류 규정 제8조에 따라 선정성 기준을 ‘선정적인 신체 노출이 표현된 경우’ ‘성행위를 표현하거나 구체적으로 묘사한 경우’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비슷한 노출 의상을 입은 게임의 등급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올해 1월 논란이 된 싱가포르 게임 와이푸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가위바위보를 해 여성 캐릭터의 옷을 벗기는 선정성에도 15세 이상 등급으로 출시됐고, 앱 마켓이 다운로드를 금지하는 상황에서도 게임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일본 게임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는 일부 곡 가사가 선정적이라는 게임위 지적에 12세 이상에서 15세 이상으로 등급이 조정됐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다이야기와 유사한 사행성을 갖고 있는 게임에 게임위가 전체이용가 등급을 매기면서다.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는 가로 방향으로 돌아가는 슬롯머신 무늬를 정지된 무늬에 맞추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이다. 시간당 투입할 수 있는 금액을 1만원으로 제한했지만 전반적인 게임 방법이 사행성 논란을 빚은 바다이야기와 비슷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논란이 반복되면서 게임위 폐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 기관의 불투명한 심의 절차를 없애기 위해 게임위를 없애고, 심의 기능을 민간 기구로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내용은 5만명의 동의를 받아 현재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정부 기관이 게임을 심의하는 경우는 중국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게임위의 불투명, 불공정 심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게임 업계 자율로 맡긴 확률형 아이템 논란만 봐도 게임위의 존속 이유는 분명하다. 게임위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게임위의 심의 기능을 민간 기구로 옮기는 문제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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