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신 발가락으로 키 눌러도 그의 호른에선 천상의 소리가
펠릭스 클리저 인터뷰
다섯 살 때부터 악기 시작
지지대 받쳐 연습한 끝에
자신만의 연주 방법 터득
9일 예술의전당서 독주회
악기를 다루는 일은 쉽지 않다. 물리적인 기술과 예술적인 감성이 더해지며 음악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연주자들이 평생의 숙제로 삼는 일이다.
독일 출신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27·사진)는 몸이 온전한 사람에게도 어려운 악기 연주를 평생의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음악가다. 두 팔 없이 태어난 그는 손가락 대신 발가락으로 호른의 키를 누른다.
"자신도 모르게 흠뻑 빠지고 자신을 흥분시키는 일에는 별도의 동기부여가 필요하지 않겠죠? 제겐 호른이 그런 것이었습니다."
클리저는 오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본인의 첫 한국 독주회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스스로 선택한 호른을 연주하는 데 신체적 장애가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누구에게나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 있죠. 그래도 무언가에 강한 끌림을 느낀다면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 그 꿈을 향해 힘써 싸워야 합니다. 꿈을 가진다는 건 스스로 책임을 진다는 의미거든요.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살면서 훨씬 흥미로운 일을 겪을 수 있어요."
클리저는 어린 시절 우연히 듣게 된 호른의 음색에 빠져 다섯 살 때부터 호른을 배우기 시작했다. 악기를 가르쳐줄 선생님도 많지 않은 독일 소도시 괴팅겐에서 그는 악기를 받치는 지지대를 두고 연주하는 방법을 익혀 갔다.
"정확하게 언제 처음 호른을 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 마음에 특이하게 생긴 호른을 만지면서 관심을 갖게 된 거 같아요. 호른은 다양한 음색을 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악기입니다. 한 음만 연주해도 단번에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죠."
클리저는 지난해 영국 본머스 오케스트라에서 상주 음악가로 활동하며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평생 꿈을 좇아 살아온 그는 앞으로도 한계가 없는 연주를 펼치며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나눠줄 생각이다.
"저는 음악으로 세상에 기쁨을 전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보고 생각하는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저는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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