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터트린 이란 대사…학생들 “이런 나라라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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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딸들도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가 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날 오전 11시께 중앙대 대학원생인 이란인 희생자 소미에(Somayeh·32), 알리(Ali·36)의 분향소에 도착해 헌화한 뒤 묵례를 했다.
분향소 옆에 마련된 게시판엔 이란인 희생자 5명의 사진과 추모글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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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인 희생자 5명 추모
“우리 아들, 딸들도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가 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후문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런 참사가 벌어진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가슴이 먹먹하고 슬프다”며 말했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이날 오전 11시께 중앙대 대학원생인 이란인 희생자 소미에(Somayeh·32), 알리(Ali·36)의 분향소에 도착해 헌화한 뒤 묵례를 했다. 분향소 옆 게시판에는 다른 이란인 희생자 3명의 사진도 함께 걸려 있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로 이란인 5명이 숨졌다. 외국인 희생자 중 가장 많다.
샤베스타리 대사는 중앙대학교 관계자에게 “분향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나에게도 상실감이 있지만, 여러분들에게도 큰 상실감이 있을 텐데 같이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분향소에 있던 다른 이란 학생들에게 다가가 ‘쌀럼(Salam)’하고 인사를 한 뒤 함께 눈물을 흘렸다. 아직 입국하지 못한 유족들에 대해선 “유족들이 전화를 받으면 운다.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중앙대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추모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분향소 옆에 마련된 게시판엔 이란인 희생자 5명의 사진과 추모글이 가득했다. 포스트잇에는 ‘한국이 좋아서 왔을 텐데 이런 나라라서 미안해요.’, ‘평안하세요. 이역만리에서 차가운 바닥에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합니다.’ 등과 같은 글귀가 다양한 언어로 적혀 있었다.
중국인 유학생 맹뢰(30)는 “알리가 그 안에 있었을 줄은 몰랐다. 유학하면서 얼마나 힘든 줄 아는데…”라며 울컥했다. 이란인 희생자 4명은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이란인 친구 10명과 함께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참사를 당했다. 희생자 친구들은 사건을 수습하며 다른 이란인 희생자 1명도 알게 됐다고 한다. 맹뢰는 “이 상황을 빨리 수습해줬으면 좋겠다. 알리 부모님이 정말 마음 아파하고 계신 것 같다. 희생자나 희생자 부모님도 잘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앙대 강사인 한아무개(56)씨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헌화했다”며 “이건 사고라고 얘기하면 안 된다. 참사다. 안전장치 없는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죄스럽다. 우리 모두 사과해야 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중앙대 학생 심아무개(20)씨는 “남의 일 같지 않다. 그 상황이면 누구든 똑같은 일을 겪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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