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내년부터 농민수당 60만원 지급한다…전국 광역시 중 최초

광주시청 전경. 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 농민들이 내년부터 60만원의 농민수당을 받게 된다. 광역시 차원에서 농민 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처음이다.

광주시는 지난달 12일 농민수당논의위원회 2차 회의를 통해 수당지급 기준과 방법 등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농민단체 대표와 전문가, 시의원, 공무원 등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난달 4일 1차 회의와 이날 등 두 차례 회의를 거쳐 연간 60만원의 농민 수당을 지급하기로 협의했다. 60만원은 전남도 농민수당과 같은 금액이다.

농민 수당 대상이 되는 광주지역 농업경영체는 2만8619가구(3만5860명)로 파악된다. 다만 취미 농업인 등 부정 수급 최소화 대책 등 기준을 적용하면 대상은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광주시는 농민 수당에 따른 예산은 총 51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가 80%, 자치구가 20%를 지원하기로 했다. 투입되는 예산은 추경 예산이 검토되고 있다.

조례는 광주시 발의로 추진된다. 애초엔 시의원 발의로 조례를 제정하기로 했지만, 협의 과정이 지체돼 시의회 회기 내 안건 제출 시기를 넘기면서 자체 추진하기로 했다. 농민수당 지급 시점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상임위 의원들도 농업·농촌의 경영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의 조례 필요성에 공감하며 조례 통과를 약속하고 있다. 이명노 시의원은 “그동안 농민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 미흡했다는데 많은 의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농민들에게 하루빨리 수당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민수당은 전국 도(道) 단위 지역에서 모두 지급되고 있지만, 광역시 차원에서 지급되는 것은 광주가 처음이다. 현재 인천과 울산에서는 농민수당 지급조례가 제정돼 시행 중이지만 시·군·구 간 재정분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 지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농가에 작은 희망이 되고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농민수당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조례 등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