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에 금융당국 "사전 인지…소통중"

김남이 기자 2022. 11. 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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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콜옵션을 실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와 관련해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며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 되지는 않는 상황이며 기관투자자들과 지속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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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사진=머니투데이 DB

흥국생명이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콜옵션을 실시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들은 콜옵션 행사일을 실질적인 만기일로 여긴다. 특히 국내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이후 국내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해외로 눈길을 돌린 상황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금융당국은 회사의 수익성 등에는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일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와 관련해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며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 되지는 않는 상황이며 기관투자자들과 지속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흥국생명은 오는 9일로 예정됐던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연 4.475%의 금리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콜옵션 행사일은 발행일로부터 5년 후인 오는 9일이다.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이지만 시장에서는 5년 후 조기상환을 전제로 보통 주문을 넣는다. 콜옵션 미행사는 시장과의 약속을 깨는 행위로 인식된다. 국내 금융사가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은 2009년 우리은행 이후 13년 만이다.

오는 9일을 실질적 만기로 인식했던 투자자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미실시로 투자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내기업의 국내 채권은 물론 외화 채권 발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당초 흥국생명은 각각 3억달러(외화), 1000억원(원화)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기존의 5억달러 신종자본 증권을 조기상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이후 채권 시장이 급변하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어려워지자 콜옵션을 포기했다. 지난달 말로 계획했던 3억달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취소했다.

콜옵션 미행사로 흥국생명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 규모는 커진다. 오는 9일부터 기존의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 업'이 발동된다. 5년 미국 국고채에 2.472%를 더한 금리가 적용된다. 약 6.75%의 금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의 다음 콜옵션 행사일은 내년 5월9일로 이후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진다. 2009년 우리은행은 콜옵션 미행사로 투자자 우려가 커지면서 다음 행사일에 조기상환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콜옵션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상황,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 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스텝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 등은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계획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소통해왔다"며 "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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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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