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두나무 투자로 3700억 평가손실…올해 사업보고서 반영 불가피

노자운 기자 2022. 11. 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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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와 암호화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상호 지분 출자를 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가 20조원에서 5조원대로 4분의1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도 5000억원에서 1377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취득할 당시 장부가(5000억원)와 차이가 있는 것은 투자 1개월 뒤인 12월 말 가치 평가를 다시 한 뒤 올해도 그대로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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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지분 투자 당시 기업가치 20조원…지금은 5조원대로 급락

하이브와 암호화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상호 지분 출자를 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가 20조원에서 5조원대로 4분의1토막이 났다.

두나무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그동안 하이브 재무제표에 주식 취득 원가가 그대로 적혀있었다. 그러나 올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는 약 3700억원의 평가 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왼쪽)과 송치형 두나무 의장. /하이브 제공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 지분 가치는 지난 1년 간 대폭 급락했다. 작년 11월 하이브는 5000억원에 두나무 지분 2.48%를 샀는데, 이를 역산하면 두나무 시가총액은 20조1600억원에 달했다. 실제로 그 당시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두나무 기업 가치는 19조원에 육박했다.

9월 알토스벤처스와 하나증권 등으로부터 구주 투자를 받았을 때 기업가치가 10조원이었기에 두달 만에 몸값이 지나치게 뛰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으나, 터무니 없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장외시장에서 두나무 시총은 5조5500억원 수준이다. 작년 4월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6조7000억원)보다도 낮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가치도 5000억원에서 1377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두나무의 몸값이 꾸준히 하락했으나, 그동안 하이브는 이를 장부가에 반영하지 않았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주가가 변동되는 상장사와 달리 평가이익이나 손실을 매번 재무제표에 반영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올해 6월 말 기준 반기보고서에는 두나무 지분의 장부가액이 5040억원으로 기재돼있다. 취득할 당시 장부가(5000억원)와 차이가 있는 것은 투자 1개월 뒤인 12월 말 가치 평가를 다시 한 뒤 올해도 그대로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한 회계사는 “비상장사 주식 가치가 지속적으로 변동된다면, 감사인은 회사에 지분 가치 평가를 의뢰해 제대로 기재할 것을 주문한다”며 ”분·반기보고서는 검토 수준의 보고서이기 때문에 비상장사 주식의 평가손실을 굳이 기재하지 않아도 되지만, 연말 사업보고서에는 객관적인 지분 가치를 반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나무 지분은 재무제표상 ‘기타포괄손익’ 중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된다. 영업이익에는 영향이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하이브의 3분기 이익 전망치는 약 6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두나무는 지난해 국내 투자사들에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비상장사였으나 올해 들어 몸값이 급락하며 기관 투자자 사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두나무 지분을 고점에 판 벤처캐피털(VC)들은 줄줄이 ‘대박’에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보유 지분을 네차례 이상에 걸쳐 정리해 투자원금 대비 100배의 수익을 냈다. 최초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500억원에 불과했다. 이 투자를 주도한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올 상반기 성과보수를 포함해 260억원을 수령했다.

대성창투 역시 세컨더리펀드를 통해 두나무 지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회수했다. 그중 일부는 지난해 말 시가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매각, 투자원금 대비 125배 수익을 냈다.

반면 작년 기업가치 10조원을 기준으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구주를 사간 알토스벤처스·새한창업투자·하나증권은 대규모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1월 1500억원을 들여 지분을 인수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마찬가지다. 앵커PE는 주식을 1주당 50만원에 샀는데, 이는 지난해 고점에 맞먹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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