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포커스] HK이노엔 '항구토제' 5년 새 매출 반토막…명예회복은 내년 말쯤

문세영 기자 2022. 11. 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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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를 하는 환자들은 구역이나 구토 등 부작용으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항구토제'가 개발돼 많은 항암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은 300억 원 정도의 규모로 추정됩니다. 이 시장의 대표주자는 숙취해소제·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등으로 유명한 HK이노엔으로, 2007년 스위스 헬신사로부터 '알록시주'를 도입한 이후 꾸준히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HK이노엔의 항구토제 '알록시주' / 사진제공 = HK이노엔)
알록시주는 주로 고형암, 혈액암 환자 화학요법에 따른 구역구토 방지, 그리고 수술 후 구역구토 방지를 위해 쓰이는 항구토제 주사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다른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출시하다 보니 수입 실적은 감소했습니다. 더군다나, 정부 정책에 따라 알록시주의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약가가 인하돼, 그 효과로 매출도 줄어들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알록시주는 2017년 108억 원가량의 수입실적을 기록하며 최대치를 찍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2020년에는 거의 반토막 수준인 63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의 경우, 250억 원 수준을 기록했던 2017년과는 달리, 지난해에는 9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항구토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방어하기 위해 HK이노엔은 또 다른 항구토제를 국내에 들여왔습니다. 알록시주가 단일 성분의 항구토제였다면, 새로 들여온 '아킨지오캡슐'의 경우, 항암 화학요법때문에 구역·구토를 유발하는 두 가지 경로를 하나의 약제로 동시 차단하는 복합제입니다. 즉, HK이노엔은 아킨지오캡슐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경쟁이 치열한 항구토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방어하고, 항구토제가 사용될 수 있는 여러 시장을 모두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HK이노엔의 항구토제 '아킨지오캡슐' / 사진제공 = HK이노엔)
아킨지오캡슐은 2018년에 급여에 등재된 이후 같은 해 출시됐습니다. 실적이 서서히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알록시주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2018년 4억 원, 2019년 14억 원, 2020년 26억 원의 수입실적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국내 매출은 64억 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쪼그라든 알록시주의 매출 90억 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여기에 아킨지오캡슐도 알록시주와 마찬가지로 전문의약품이다 보니, 많이 팔리면 약가를 깎는 '사용량-약가 연동제'에 의해 약가가 인하되는 난관도 겪었습니다. 아킨지오캡슐은 2021년에도 한차례 약값이 깎였는데, 지난 5월에도 상한액이 5%가량 낮아졌고, 9월 21일에 공개된 사용량-약가 연동제 모니터링 대상에도 올랐습니다.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킨지오캡슐은 이번에 또 약가 인하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두 제품의 지난해 매출을 합치면 150억 원 정도인데, 2017년 알록시주 하나로 25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던 때와 비교하면 입지가 거의 반토막 수준인 셈입니다.

결국, HK이노엔은 항구토제 점유율을 다시 회복할 새 무기를 들여왔습니다. 지난달 말, 아킨지오 계열의 정맥주사제인 '아킨지오주'를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습니다. 기존 아킨지오캡슐은 경구용 제제로, 알약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은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HK이노엔은 이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자 아킨지오주를 내놓은 것입니다. HK이노엔은 빠르면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쯤 급여 등재가 돼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HK이노엔은 “이번 아킨지오주 허가로 항구토 시장 입지가 공고해지는 동시에, 다양한 치료옵션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말쯤이 되면 HK이노엔의 줄어든 항구토제 시장에서의 입지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HK이노엔 수입 신약 '아킨지오주' 허가 정보 / 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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