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가능성 ‘모락모락’…첫 대면 회담, 백악관 “실무 작업 중”

이종섭 기자 2022. 11. 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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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잠재적인 회담 방식에 관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어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지만 여전히 그것이 실현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무 수준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지금까지 다섯 번 대화를 나눴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사이 소통 라인은 열려 있고 우리는 이것이 어디로 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열리는 다자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회담이 조율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시 주석과 여러 차례 화상 회담과 전화 통화로 대화를 나눴으나 직접 만난 적은 없다. 두 사람의 첫 대면은 오는 15∼16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백악관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 확인했다. 중국은 아직 시 주석의 참석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했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시 주석의 G20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장시간 전화 통화를 한 것도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지난달 31일 약 70분간 통화를 하면서 양국 현안과 역내 및 국제 이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통화에서 왕 부장은 “미국이 대중국 억제·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면서도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는 것은 양국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도 “세계는 미·중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미국 측은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해 중국 측과 소통을 유지하면서 양국 관계의 기반을 탐색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대화 내용은 양측이 고조된 긴장과 갈등을 관리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측이 공개한 통화 내용에 최대 갈등 현안 중 하나인 대만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것도 정상회담을 위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두 정상의 첫 대면 회담이 성사된다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이후 고조된 양국 간 갈등과 긴장이 완화되고 단절된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이는 시 주석 집권 3기 미·중 관계의 향방을 결정짓는 하나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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