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드샌티스 겨냥 “트럼프의 화신”…플로리다 공들이는 까닭은

김유진 기자 2022. 11.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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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열린 찰리 크리스트 민주당 주지사 후보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일주일 앞둔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를 찾아 민주당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2024년 공화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도널드 트럼프의 화신”이라고 맹공했다. 그동안 저조한 지지율 등으로 직접적인 후보 지원 유세에 나타나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공화당 지역’으로 기운 플로리다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할란데일 비치에서 열린 밸 데밍스 상원의원 후보 유세에서 공화당이 선거에서 이길 경우 사회보장제도나 시니어를 위한 의료보험(메디케어)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공화당은 더 이상 여러분의 아버지들이 지지한 공화당이 아니다”고도 말했다.

특히 그는 이어 골든비치에서 열린 찰리 크리스토 민주당 주지사 후보를 위한 모금 행사에서 “찰리는 트럼프의 화신에 맞서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 출마 의향을 밝혀온 바이든 대통령이 잠재적 경쟁자 드샌티스 주지사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7월에 플로리다를 방문하려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9월로 연기했고, 허리케인 이안 대응으로 인해 다시 미뤄졌다. 중간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플로리다를 방문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향인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하면 주요 경합지역(조지아, 네바다, 아리조나 등)도 찾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 언론들은 플로리다의 정치 지형이 사실상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굳어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 였던 플로리다는 최근 10여년 사이 대선이나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지지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51.2%)이 바이든 대통령(47.9%)을 이긴 이후 민주당 내 긴장감이 커졌다. CNN방송에 따르면 2020년 대선 이후 공화당 등록 유권자 수가 530만명으로 급증해 500만명 밑으로 떨어진 민주당 등록 유권자 수를 능가했다.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 다수가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드샌티스 주지사 집권 기간 이뤄진 선거구 재획정 작업도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증가로 플로리다의 하원의원이 1석 추가됐고 이에 비례해 대선 선거인단도 늘어나면서 차기 대선에서 플로리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됐다. 다만 민주당은 무당파 유권자가 24만명이나 된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공화당도 이번 선거에서 드샌티스 주지사 등에 막대한 선거자금을 몰아주는 등 플로리다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6일 마이애미를 방문해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지지 유세에 나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내 경쟁자인 드샌티스 주지사는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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