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금리 또 ‘들썩’…'거래침체' 부동산시장 '규제손질' 빨라질까
정부 연착륙 대책 속도감 요구…“미분양 대책 등 필요”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잡히지 않는 물가로 미국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부동산시장 타격이 예상된다. 미국 금리를 쫓아가야 하는 우리 특성상 미국발 금리 인상이 우리 금리 인상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경기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서다.
실제 금리 인상은 부동산 거래 침체, 가격 급락, 미분양 증가, 건설사 자금 경색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방 압력에 따라 부동산 침체 시계가 빨라질 경우 일각에서는 경착륙을 막기 위한 추가 규제 완화 카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앞서 정부가 내놨던 규제 지역 추가 해제, 금융 규제 완화 등 연착륙 대책의 속도감 있는 실행도 요구된다.
2일 건설업계·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현재 3~3.25% 구간인 기준금리를 상당 폭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상 폭은 0.75% 포인트(p)가 유력하며 이 경우 금리는 3.75~4.00% 구간까지 오르게 된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 근거로 주장해 온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 상무부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1%, 전월보다 0.5% 각각 올랐다. 근원 PCE는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로 꼽힌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미국발 급격한 금리인상은 우리 부동산시장을 얼어붙게 하는 가장 주된 요인”이라며 “지금도 (부동산) 거래가 멈춘 상황이고 가격이 하락 전환됐는데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은 우리 부동산 시장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은 연간 최대 2%p 수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됐다. 국토연구원은 기준금리 1%p 상승 충격은 민간소비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1년 3개월 후 아파트 매매가격을 최대 5.2% 하락(연간 환산 시 1.7% 내외)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준금리의 경우 △서울 △수도권 △지방광역시 등의 순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기준금리가 1%p 인상될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 2.1%p △수도권 1.7%p △지방광역시 1.1%p 등이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최근 주택 매매·전세 가격의 하방압력이 지속되면서 주택시장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택시장은 금융위기 전후와 비교해 금리변동에 대한 위험이 더 높은 수준”이라며 “주택가격은 내년 상반기 중 하방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후에는 거시경제 여건에 크게 의존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연착륙 대책의 빠른 시행과 함께 미분양 관리 대책 등을 추가로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사실 금리 인상이 끝날 때까지 주택 매입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내집 마련에 나서려는 사람을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부동산시장 연착륙 대책의 빠른 시행과 함께 미분양 적체 해결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분양 주택을 매입할 경우 취득세를 완화해 주는 방안 등 여러 가지가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마련했지만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PF 부실화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정부의 유동성 지원 정책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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