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라우센버그 금속 작업 출발점이 된 구리 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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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위에 그림뿐 아니라 일상의 여러 오브제와 폐기물들을 붙여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문 '콤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의 개인전이 3일부터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갤러리에서 열린다.
라우센버그는 새로운 소재와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추상표현주의 이후 팝아트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끼치며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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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캔버스 위에 그림뿐 아니라 일상의 여러 오브제와 폐기물들을 붙여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문 '콤바인 페인팅'(Combine painting)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로버트 라우센버그(1925∼2008)의 개인전이 3일부터 서울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 갤러리에서 열린다.
라우센버그는 새로운 소재와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추상표현주의 이후 팝아트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끼치며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코퍼헤드 바이트'(Cofferhead Bites) 연작을 중심으로 구리 지지대를 활용한 구리 페인팅 작품들을 소개한다. 예술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재료가 활용되는 것을 좋아했던 작가가 이후 선보인 다양한 금속 작업의 초석이 된 작품들이다.
라우센버그는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여러 나라를 방문해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소통하고 현지 전시를 하기도 하는 해외문화 교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84년 칠레를 찾았던 그는 많은 현지 작가들이 구리를 작업에 사용하며 구리가 칠레 경제에도 중요한 원자재라는 점을 알고 구리 소재에 주목했다. 구리 소재를 선택한 것은 당시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정권 아래서 열악한 칠레 구리 공장 노동자들의 현실을 목도한 작가가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했다.
칠레 북부의 구리 광산과 주조 공장에서 구리를 페인팅의 지지대로 사용하는 방법과 구리를 변색하는 기법을 배운 그는 미국 플로리다 캡티바 섬에 있는 작업실로 돌아가 광범위한 시도를 계속했다. 그 결과 편평한 구리 판 위에 이미지를 만들고 변색기법으로 마무리한 '코퍼헤드 바이트' 연작이 탄생했다.
칠레에서 찍은 사진에서 추출한 그라피티나 각종 표지판, 동물 등 이미지를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구리판에 찍어낸 뒤 아크릴 물감이나 변색 약품을 적용하는 기법을 사용했다. 구리판 위로는 관람자의 모습이 거울처럼 반영되기도 하면서 관람자가 작품의 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라우센버그는 칠레의 이미지를 담은 '코퍼헤드 바이트' 연작 12점을 제작한 뒤 이를 발전시킨 '코퍼헤드' 연작을 작업했다. 이번 전시에는 코퍼헤드 바이트 연작 8점과 코퍼헤드 연작 3점이 나온다.
이번 전시를 협업한 로버트 라우센버그 재단은 코퍼헤드 바이트 작업이 이처럼 대규모로 전시되는 것은 1985년 제작돼 전시된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로버트 라우센버그 재단의 줄리아 블라우트 시니어 큐레이토리얼 디렉터는 이번 전시에 코퍼헤드 연작을 선보인 데 대해 "라우센버그의 작업 특색을 보여주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23일까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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