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인상 탓에 10월 물가 5.7%↑…고물가 장기화에 경기 침체 우려 [뉴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다. 지난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물가 오름세가 3개월 만에 상승폭을 확대한 것이다. 가공식품 등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전기·가스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전기요금은 지난달부터 1킬로와트시(kWh)당 7.4원 올라갔고,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메가줄(MJ) 당 2.7원씩 인상됐다.
개인서비스 가격 역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월(6.4%)과 같은 6.4%를 기록해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개인서비스 중에는 보험서비스료(14.9%), 공동주택관리비(5.4%), 생선회(외식·9.2%), 치킨(10.3%) 등이 올랐다.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됐다. 석유류는 10.7% 올라 9월(16.6%)보다 상승폭이 줄었고, 농축수산물 역시 5.2% 올라 9월(6.2%)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지난 7월 물가상승률이 6.3%를 기록한 이후 전기가스 요금 인상으로 10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지만 5%대 후반에 머문 것이다. “(물가는) 현실적으로 7월에 가장 높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훈 통계청장의 국정감사 발언대로 ‘7월 물가정점론’에 힘이 실린 셈이다.
하지만 내년 1분기까지 5%대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면서 한국 경제에 고물가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물가는 우리 경제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리 상승을 부추겨 경기 회복세를 제약한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시장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터라 고물가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은 더욱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선 1400원대로 원달러 환율이 고착화하면서 수입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수입물가는 국제유가가 5.9% 내렸음에도 월평균 환율이 1391원59전을 기록한 여파로 전월 대비 3.3% 올랐다.
지난달 안정세를 보였던 석유류와 곡물 가격도 언제든 뛸 수 있다. 9월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0.7% 올랐다. 지난 6월 39.6% 오른 뒤 7월(35.1%), 8월(19.7%), 9월(16.6%)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가 2.0% 하락한 영향을 걷어내고 보면 안심하긴 이르다. 실제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공급 제한의 영향으로 경유와 등유는 각각 23.1%, 64.8% 올랐다.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천문학적인 부채로 전기 가스 요금도 내년에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또 러시아가 최근 흑해를 통한 곡물 수송 협정 참여 중단 발표로 다소 안정세를 보였던 곡물가격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는 가계의 실질구매력을 약화시켜 민간 소비를 둔화시킨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엔 고용시장도 불안해 소득 증가에 따라 소비가 늘어날 여지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 79만5000명 정도로 예상되는 취업자 증가폭은 내년에 8만6000명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5%대 물가상승률은 한은의 목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인데, 그만큼 소득이 안 오르는 분들에게는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면서 “고물가가 오래 지속되면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김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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