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이태원참사' 희생자 68명 눈물 이별(종합)

김규빈 기자 이성덕 기자 권진영 기자 2022. 11. 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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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A씨 영정 사진 앞에서 어머니는 결국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참사' 사망자 156명 중 68명이 발인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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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사진 붙잡고 울부짖기도…관 위엔 친구들 '포스트잇' 가득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20대 여성 최모 씨의 발인이 2일 오전 대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유가족과 친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고 있다. 2022.1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이성덕 권진영 기자 =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2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동구 장례식장.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A씨 영정 사진 앞에서 어머니는 결국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A씨의 어머니는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에 딸의 관을 실을 때도 한참을 울었다. 제대로 걷지 못해 부축을 받으며 운구차에 올라탔다.

관 위에는 꽃 대신 대학교 A씨의 친구들이 고인을 떠나보내는 글이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 놓였다. 포스트잇에는 '못다 이룬 꿈 남겨두고 편히 쉬어', '네가 그립다' 등의 글들이 적혀 있었다. 발인식을 찾은 고인의 친구들과 유족들도 숨죽여 흐느꼈다.

무용을 전공했던 고인은 수업과 강의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부모님을 살뜰하게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친구와 함께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친구에게 '언니, 숨이 안 쉬어져'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도 희생자의 발인이 진행됐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B씨의 발인식은 엄숙함을 넘어 적막이 가득했다. B씨의 부모님은 힘겨운 듯 연신 고개를 숙였고, 밤새 오열한 듯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앳된 기색이 역력한 B씨의 영정사진과 관을 들고 이동하면서도,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같은날 오전 9시30분 이대목동병원에 마련된 C씨의 빈소에는 유족의 통곡 소리로 가득찼다. C씨 부모의 얼굴은 허망함과 참담 그 자체였다. 이번 참사로 사망한 C씨의 어머니는 운구 중 "우리 애 어떻게하니" "우리 딸은 안된다"고 10분 넘게 울부짖었다. C씨의 아버지의 얼굴에는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 자국이 남아있었다.

발인이 시작된 뒤 C씨의 사촌오빠는 장지로 이동하기 위해 도착한 리무진 앞에서 영정 사진을 품에 안은 채 흐느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애써 눈물을 훔치며 이동하는 고인의 친구들도 보였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참사' 사망자 156명 중 68명이 발인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고인을 보내지 못한다고 울부짖거나 고인의 마지막 길을 조용히 배웅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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