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액젓 폐기물'로 '김 황백화' 치료제 만든다

홍성(충남)=허재구 기자 2022. 11. 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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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불법 투기나 방치 등으로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액젓 찌꺼기'를 활용, 김 황백화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조성물을 개발하고 상용화 시험에 나선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액젓 찌꺼기는 악취와 처리 비용, 환경단체 등의 반대 등으로 처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방치돼 왔을 뿐, 활용하는 방안까지는 누구도 생각지 못해 왔다"며 "인체에 무해한 액젓을 활용한 이 조성물을 빠른 시일 내 상용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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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출원 절차 진행 중
충남도가 ‘액젓 폐기물을 이용한 해조류 양식 황백화 및 패류 양식 영양 결핍 개선용 조성물’을 개발,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사진제공=충남도

충남도가 불법 투기나 방치 등으로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액젓 찌꺼기'를 활용, 김 황백화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조성물을 개발하고 상용화 시험에 나선다. 현장 적용 시험을 통해 조성물에 대한 효과가 최종 입증되면 고질적인 '폐기물' 처리와 불치병에 가까운 김 황백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는 '액젓 폐기물을 이용한 해조류 양식 황백화 및 패류 양식 영양 결핍 개선용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 출원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김장 등에 주로 사용하는 액젓(어간장)은 우리나라 전통 수산 발효식품이자 도내 대표 수산 가공품이다. 까나리나 멸치를 이용해 6개월 이상 장기간 발효해 만든다. 문제는 액젓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찌꺼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액젓 찌꺼기 대부분은 전문 업체를 통해 해양 투기 등의 처리를 해야 하지만, 오랜 보관으로 고형화된 액젓 찌꺼기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사실상 산업폐기물을 버리는 행위와 같아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반대하고 있다. 또 전문 업체를 통한 찌꺼기 운반·처리 비용이 1톤 당 20만원으로 비싸고 악취 문제 등으로 처리도 기피해 불법 투기·매립이나 방치 등이 발생하고 있는 형편이다.

도에 따르면 도내 액젓 찌꺼기 발생량은 연간 1만5000톤 안팎으로 정상 처리 시 비용은 3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도는 액젓 찌꺼기 성분 분석을 우선 실시했다. 시중 유통 제품과 마찬가지로 액젓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 역시 무해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도는 이 찌꺼기 중 용존무기질소 함유량에 주목했다. 물 속에 녹아 있는 질소 화합물인 용존무기질소는 김 등 해조류 생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영양염류다.

김 등 해조류가 본래의 색깔을 잃고 노랗거나 하얗게 변하는, '해조류 영양실조'로도 불리는 황백화는 용존무기질소가 0.07㎎/l (리터당 밀리그램)이하일 때 주로 발생한다.

도는 이 성분 분석 결과를 토대로 김 양식장에 액젓 찌꺼기를 투입할 경우, 용존무기질소 농도를 높이는데다 황백화를 예방·치료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도는 김 양식장에 액젓 찌꺼기가 오랫동안 잔류하며 용존무기질소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

액젓 찌꺼기를 그대로 투입하면 파도에 휩쓸려 흩어지며 효과가 없고, 대량 투입 시 부영양화로 또 다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도는 액젓 찌꺼기를 황토와 배합해 고형 조성물을 만들었다. 또 이 고형 조성물이 용존무기질소를 서서히 방출할 수 있도록 특수코팅 처리까지 했다.

이번에 개발한 이 조성물은 내년산 김 생산에 맞춰 현장 적용 시험을 실시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양식장 용존무기질소 농도와 김 생장 추이를 살피며, 최적의 배합 비율과 중량·농도 등을 찾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과 생태가 비슷해 황백화가 발생하는 미역·다시마, 영양염류 부족으로 종종 폐사가 발생하는 굴 등 패류 양식장에도 적용 시험을 실시 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그동안 액젓 찌꺼기는 악취와 처리 비용, 환경단체 등의 반대 등으로 처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방치돼 왔을 뿐, 활용하는 방안까지는 누구도 생각지 못해 왔다"며 "인체에 무해한 액젓을 활용한 이 조성물을 빠른 시일 내 상용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2년산 기준 도내 김 양식 어가는 269호, 면적은 3821㏊(헥타르), 시설량은 6만 3994책, 생산액은 236억 9200만 원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김 황백화로 인한 도내 피해액은 2011년 269억 원, 2018년 298억 원 등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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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충남)=허재구 기자 hery1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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