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게 유리한 파업… 韓노동법 지나치게 경직

박은희 2022. 11. 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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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주요국과 비교해 근로시간·파견제도 운용이 경직적이고, 파업·노사관계 제도가 노조에 유리하게 규정된 데다 기업의 의무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국의 노동관계법상 의무위반에 대한 사용자 처벌이 주요국에 비해 엄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법 위반 시 모두 벌금에 이어 징역까지 부과되지만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는 벌금형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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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근로 시간 등 규제 多
전경련 "글로벌 기준 맞춰야"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한국이 주요국과 비교해 근로시간·파견제도 운용이 경직적이고, 파업·노사관계 제도가 노조에 유리하게 규정된 데다 기업의 의무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 노동제도를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일 한국의 노동법제를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과 비교한 결과와 함께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의 근로시간 제도는 주요국에 비해 규제가 엄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법정근로시간은 1일 8시간·1주 40시간으로 이중 규제하지만, 미국·영국은 주 단위, 독일은 일 단위의 근로시간만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 연장근로 시에도 주 12시간으로 제한되나 미국은 제한 없이 근무를 할 수 있다.

한국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의 단위 기간이 6개월, 1개월로 주요국에 비해 가장 짧았다. 탄력적 근로시간의 경우 미국·일본·독일·영국은 1년, 프랑스는 3년까지 가능하다. 선택적 근로시간의 단위 기간도 미국·독일·영국·프랑스는 노사 간 합의에 따라 기간을 정할 수 있다.

미국·일본·독일·영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각 업무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근로시간 규제 예외 제도도 있었다. 미국과 일본은 고소득·전문직 근로자에 대해 근로시간 규제를 제외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고도프로페셔널' 제도가 있다. 독일은 초과근무를 저축하고 원할 때 쉬는 '근로시간계좌제', 영국은 정해둔 근로시간 없이 일한 만큼 시급을 주는 '0시간 근로계약' 등이 있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이후 기업 현장에서 근무시간과 업무공간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일하도록 지원하는 근로시간제 개편과 유연근로시간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주요국과 달리 파업으로 사용자가 노동자 파업으로 인해 중단된 업무를 대체할 신규 채용, 도급, 파견 등 대체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독일·프랑스·영국은 쟁의행위 시 직장점거를 위법으로 금지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부분·병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또 미국과 독일은 비종사근로자의 사업장 출입을 거부할 수 있지만 한국은 비종사근로자의 사업장 출입이 가능하다.

노사 관계에서는 한국은 사용자만 부당노동행위 가해자로 간주한다. 미국·캐나다·호주는 노조와 사용자 모두 동일하게 부당노동행위 대상자로 규율하고, 형사처벌은 하지 않는다. 일본은 사용자만 부당노동행위 대상이지만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독일·영국·프랑스는 부당노동행위를 규율하는 제도 자체가 없다.파견의 경우 한국은 가능한 업종과 기간이 모두 제한된다. 미국과 영국은 파견·기간제 관련 업종 제한이 없고 기간도 무기한이다. 일본은 건설·의료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 파견직을 허용 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노동관계법상 의무위반에 대한 사용자 처벌이 주요국에 비해 엄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법,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법 위반 시 모두 벌금에 이어 징역까지 부과되지만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는 벌금형이 대부분이다. 일부 국가에서 위반사항이 고의적이고 반복될 때만 징역형에 처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변화하는 산업구조와 근로자들의 인식수준에 맞춰 과거의 경직적·획일적 노동법에서 벗어나 현실에 적합하고 유연한 노동법이 필요하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노동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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