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금융당국 "채무불이행 등 문제 없어"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본사 전경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을 미행사하기로 하면서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채무불이행 등의 문제가 없다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오는 9일 예정된 5억 달러 규모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상환 자금을 조달하려 했지만 시장 여건 악화로 차질이 생기자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조건이 부여돼 있어 조기상환이 관행인데 흥국생명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국내 금융사가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내 금융회사가 콜옵션을 미행사한 건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여만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과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권 행사와 관련한 일정·계획 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며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영향과 조기상환을 위한 자금상황 및 해외채권 차환 발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흥국생명은 채권발행 당시의 당사자간 약정대로 조건을 협의·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 조건은 기존 4.475%에서 미국채 5년 금리를 가산한 6.75%로 상향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흥국생명의 수익성 등 경영실적은 양호하며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흥국생명 자체의 채무불이행은 문제되지는 않는 상황이며 기관투자자들과 지속 소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재부, 금감원, 흥국생명과 소통하고 있으며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