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후 두문불출 ‘수원 발발이’…집주인 “임대차 계약 취소”

집 계약 해지가 유일한 방법
“朴 모친 위임장 없이 대리계약”
집주인, 서면으로 계약해지 통보
박씨 불응땐 민사소송으로 다퉈야

집 계약 해지가 유일한 방법
“朴 모친 위임장 없이 대리계약”
집주인, 서면으로 계약해지 통보
박씨 불응땐 민사소송으로 다퉈야

경기 화성시가 여성 10명을 연쇄성폭행범한 혐의로 15년을 복역한 ‘수원 발발이’ 박병화의 화성 거주를 저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이행할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행 법 체계에서 이미 형기를 다 마치고 출소해 고시원에 입주해 있는 박씨를 강제 퇴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는 박씨측과 부동산 계약을 체결한 집주인이 계약을 파기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청주교도소를 출소해 화성시 봉담읍 한 고시원에 입주한 박씨는 사흘째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있다.

출소 당일 박씨 가족이 집안에 넣어둔 생활용품이 있어 박씨는 당분간 외출하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당분간 외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 보호관찰소는 박씨를 24시간 밀착 감시하고 있다. 경찰과 행정기관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박씨 주거지 주변에 CCTV 20여개를 확충하고 가로등을 LED로 교체하고 있다. 이 작업은 3일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경찰은 보호관찰소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매일 20명 내외의 경력을 투입해 박씨 주거지 주변을 수시로 순찰하고, 출입자를 감시하고 있다.

박씨의 외출 동선과 주거지 주변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설과 감시망은 완성 단계지만 박씨를 화성에서 벗어나게 할 방법이 뚜렷하지 않아 화성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정명근 화성시장은 박씨 출소 날인 지난달 31일 봉담읍행정복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헌법에서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박씨가 이미 범죄에 대한 형기를 모두 마친 상황이어서 강제로 쫓아낼 방법은 없다.

화성시 관계자들은 “박씨를 퇴거할 수 있는 방법은 집주인이 부동산 계약을 취소하는 것외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계약 당시 박씨 가족이 성범죄자에 대한 이야기 없이 집주인에게 조카가 살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진실을 숨기기 위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이유 등으로 계약 해지를 추진해 볼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집주인 가족은 전날 “박병화 모친으로 추정되는 가족이 위임장도 없이 박병화 명의의 도장을 이용해 대리계약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 임대차 계약은 무효”라면서 서면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집주인 측은 “퇴거 요청에 불응하면 향후 명도 소송이라도 진행해서 쫓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성시는 집주인이 박씨와 원만한 합의가 될 수 있도록 법률자문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화성시청사. <자료=네이버지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