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CCTV 모니터링, 혼잡 지하철역 긴급 점검···서울 밀집 공간, 대책 마련 부심[이태원 핼러윈 참사]

김보미 기자 2022. 11. 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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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오전 서울 1호선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지하철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한강과 지하철 등 인파 밀집이 잦은 도심 공간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에서 축제나 행사가 열릴 때 폐쇄회로(CC)TV로 현장을 모니터링하며 위급 시 인근 경찰과 소방서에 출동을 요청하는 대응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일 밝혔다. 한강공원에 설치된 951대의 CCTV를 이용해 실시간 안전 관리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의대생 사망 사건 이후 CCTV 400대를 공원 내 추가 설치한 바 있다. 각 현장 영상은 공공안전관(관제 요원) 8명이 4개조 2교대로 전담해 지켜보고 있는데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비상 연락망을 통해 신속 조치할 방침이다.

한강공원 사용을 위한 안전 조치 조건도 강화한다. 공연이나 행사를 한강에서 하려면 서울시에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심의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계획을 철저히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한강변과 같이 사고 우려 있는 장소나 좁고 긴 경사로 등은 사용을 제한한다. 행사장 내 안전지대를 설계해 인파가 밀집될 때 몸을 피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지난달 8일 3년 만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개최된 서울세계불꽃축제 장소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윤종장 한강사업본부장은 “참여 예상 인원 대비 안전요원 배치 의무도 강화해 안전관리 방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으면 사용승인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 사람들이 몰리는 지하철역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도 시작한다.

이날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신도림역과 사당역, 종로3가역 그리고 9호선 주요 역사는 늘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안함을 느낀다”며 “서울교통공사와 합동으로 혼잡도가 높은 역을 찾아 전문가와 현장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점검 대상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주요 환승 구간인 신도림역·사당역과 3개 노선이 지나는 고속버스터미널역·종로3가역 등이 예상된다. 일부 구간은 출퇴근 시간 혼잡도가 150%를 웃도는 당산역·여의도역 등 9호선 주요 역사도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이 한강달빛야시장을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분석이 끝나는 대로 승객들의 이동 동선과 안전 시설을 보강하고 대피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겨울철을 앞두고 민간 건축 공사장에 대한 안전 점검도 조기에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시 주택정책실은 지난해에는 12월 초 시행한 중소형 공사장(자치구 선정 1만㎡ 미만 위험 공사장 포함)에 대한 점검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재난 상황에 대응해 공사장 현장 대리인을 안전관리책임자로 지정하고 공무원과 비상 연락체계도 구축했다.

서울 자치구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마포구는 홍대클럽 거리 인근 급경사로에 미끄럼 방지 포장을 이달 중 시작한다고 밝혔다. 경사가 있고 폭이 좁은 도로를 포장해 보행 안전도를 높이고 폭설이나 폭우에 차량의 운행을 돕는 것이다.

특히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적색으로 포장한다. 멀리서도 위험 구간인 것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공공기관의 진·출입 경사로 역시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유색 보도블록을 깔기로 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 인근 골목 경사로. 마포구 제공

또 홍대 걷고싶은거리 일대에 무단으로 도로를 점용해 보행을 방해하는 시설물, 입간판 등을 연말까지 정비한다. 상습 위반하는 가게는 과태료 부과, 물품 강제 수거 등으로 강력 조치할 방침이다.

강서구는 지역 내 맨홀 점검을 강서소방서에 요청했다. 맨홀이 떨어지거나 도로와 높낮이 차이가 있어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우려되는 곳이 점검 대상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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