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내년도 '먹구름'...VC 70% "올해 같거나 더 나빠질 것"

고석용 기자 2022. 11. 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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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진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벤처투자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은 내년 벤처투자시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벤처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VC 종사자들은 올해 벤처투자시장 악화 기류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벤처투자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47.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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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한국벤처투자

경기부진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벤처투자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은 내년 벤처투자시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벤처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2일 한국벤처투자가 발표한 'VC 트렌드 리포트 2022'에 따르면 국내 VC 종사자 690명은 이 같이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모바일 설문조사와 일대일 심층면접을 통해 진행됐다.

VC 종사자들은 올해 벤처투자시장 악화 기류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47.8%는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23.4%는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봤다. 사실상 VC 종사자 10명 중 7명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부정적 투자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펀딩 및 투자 축소'로 나타났다. 부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의 29.1%가 해당 요인을 원인으로 꼽았다. 'LP(출자자) 등 펀드 투자자 모집 어려워짐'(23.8%)이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회수시장 악화'(18.4%), '정책자금 등 재원 감소'(6.3%) 순이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벤처투자는 1조25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급감했다. 특히 중소형 VC들의 경우 LP를 찾지 못해 펀드 결성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주로 펀드 운용자산(AUM) 1000억~3000억원 규모의 중소형 VC 종사자들이 LP 모집 어려움을 내년 부정 전망 요인으로 꼽았다.

부정적 전망이 다수인 만큼 내년 벤처투자도 축소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내년 벤처투자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47.5%에 달했다. 매우 축소 5.6%, 약간 축소 42.0%였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은 32.0%였다. 증가할 것이란 전망은 20.5%에 그쳤다. 매우 증가 1.0%, 약간 증가 19.4%였다.
업계 기대사항 대부분 "출자 확대…모태펀드 축소 우려"
VC 종사자들은 벤처투자시장 발전을 위한 기대사항으로 '회수시장 활성화'(32.3%), '앵커 LP 출자비율 확대'(19.3%), '신규 LP 증가'(18.9%) 등을 꼽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사항으로도 모태펀드 규모 확충이 35.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M&A(인수합병)활성화(26.0%), 스케일업 지원(11.4%) 순이었다. 상장(IPO)과 M&A(인수합병) 등 회수시장 활성화를 제외하면 대부분 LP 출자와 관련된 내용인 셈이다.

다만 정부가 내년 모태펀드 출자액 축소를 예고한 만큼 시장 위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부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예산으로 3135억원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39.8%, 지난해보다는 70.7% 감소한 규모다.

중기부는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으로 시장 위축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27일 제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VC에 출자할 모펀드를 민간 자금으로 조성해 정부 모태펀드 감소분을 해결하고, 민간 중심의 벤처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 등 법률 개정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VC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15년 경력의 한 VC는 "(민간 벤처모펀드의) 방향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며 "한시적으로라도 모태펀드 출자규모를 상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경력 5년차 심사역도 "너무 급격하게 모태펀드를 줄이고 민간모펀드를 도입하는 것 같다"며 "업계 전반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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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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