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내년 전국 집값 2.5% 내릴 것…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떨어져”

전세는 0.5% 상승 예상…매매부진 속 월세도 올라 전세수요 재증가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내년에도 집값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국 주택가격이 2.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는 주택가격이 3분기에 0.9%, 4분기엔 1.1% 하락하며 연간 누적 하락률이 1.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집값이 올해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한 것이다.

건산연은 특히 내년에 수도권 주택가격은 2.0% 하락하고 지방은 3.0% 떨어져, 수도권보다 지방의 낙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은 올해 3분기부터 하락세가 거세졌지만 지난달 28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밝힌 금융규제 완화가 낙폭 확대를 저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 부진이 계속돼,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짚었다. 그는 "지방은 앞서 상승기에 주택 공급이 집중된 곳을 중심으로 수도권보다 하락폭이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세 가격의 경우 올해는 연간 누적으로 1.6% 하락하겠지만, 내년엔 0.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그 대안으로 임대차 시장의 수요가 늘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인해 내년에는 월세 가격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보여, 전세가 수요를 회복하면서 전세가 하락세는 1년 만에 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공동주택 분양승인 예상 물량은 27만 가구로 올해보다 4만 가구 정도 줄고, 연간 인허가 물량도 올해 46만 가구에서 43만 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건산연은 내년 건설 수주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수주액은 4년 연속 증가하며 올해 223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지만,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내년엔 206조8000억 원으로 뒷걸음질치며 7.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대한 금융규제 강화로 개발사업 전반에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시장기능 정상화를 위해 ‘선 규제완화, 후 공급 확대’로 주택시장 연착륙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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