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이태원 참사 영상 그대로 퍼져…시민들 트라우마 호소”
이태원 참사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그대로 확산해 이를 접한 이들의 정신적 충격이 우려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핼러윈 참사의 참혹한 영상에 놀란 한국인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의 초연결성은 이태원 참사 사진의 빠른 온라인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매체는 “한국은 지난 토요일의 끔찍한 핼러윈 참사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 참사는 생방송으로 중계됐고, 트위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진‧영상이 올라왔다”고 했다. 이어 “스마트폰과 초연결성을 바탕으로 한국은 온라인상에서 끔찍한 장면을 소비하고 전파했다”며 “이는 이번 사태에서 더 많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했다”고 했다.
WSJ은 참사 당시 사진을 보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몇몇 시민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대학생 정현지씨는 참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새벽 트위터에 접속했다가 참사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접했다고 한다. 정씨가 본 영상에는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희생자들의 시신 등이 담겨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저는 영상을 보고 싶지 않았다”면서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도 영상들이 계속 나타나 눈에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새벽 4시에 잠에서 깬다면서 참혹했던 상황이 계속 떠오르고 불안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참사 당일 이태원 인근에서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는 한지민씨도 틱톡,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련 영상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호기심으로 게시물을 클릭했던 걸 후회한다”고 했다.
직장인 황에스더씨는 친구로부터 “이태원에서 찍힌 영상을 보지 말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했다. 황씨는 소셜미디어에서 참사 목격자들의 증언, 충분한 산소를 얻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등 관련 글을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곧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 같은 글을 올리는 사람들과 팔로우를 끊었다고 했다.
E. 앨리슨 홀맨 캘리포니아대 심리학 교수는 “이태원 참사 사건에서 파생된 미디어 콘텐츠를 과도하게 소비할 경우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또 누군가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찾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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