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 봉황비녀’가 中문화?…“봉잠은 조선 왕실 대표 유물”

이소연 기자 2022. 11. 2. 14: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선시대 여성 패션의 화룡점정을 찍은 장신구는 바로 '비녀'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기품 있는 비녀는 잠두(비녀의 머리 부분)에 봉황 장식이 달린 '봉잠(鳳簪)'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조선 비녀의 매력은 뭘까.

이 교수는 "쪽진 머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신구가 바로 비녀였다"며 "그러다보니 점차 가로로 더 길어졌고,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조선의 잠두가 더 두툼하고 입체적으로 변해갔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여성 패션의 화룡점정을 찍은 장신구는 바로 ‘비녀’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기품 있는 비녀는 잠두(비녀의 머리 부분)에 봉황 장식이 달린 ‘봉잠(鳳簪)‘으로 꼽힌다. 조효숙 가천대 패션디자인과 석좌교수는 “봉잠은 왕비나 대비 등 조선 왕실에서도 내명부 최고 지위에 있는 여성들만 착용할 수 있었던 조선 왕실의 대표적인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영친왕비 도금대봉잠.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인기 걸그룹 아이브(IVE)의 멤버인 장원영이 지난달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봉잠을 머리에 꽂았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비난을 받자, 국내 전문가들이 나서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를 중국 것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에서 비녀는 고대부터 내려져왔을 정도로 역사적 뿌리가 깊다.

‘삼국사기’에는 834년 통일신라시대에 당대의 신분제인 골품제에 따라 진골 여성은 비녀에 진주 장식을 사용하지 못하고, 6두품 여성은 순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계급에 따라 장신구를 차별화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비녀라는 유물 자체는 고대 시기부터 동아시아 전역에서 긴 머리를 틀어 올려 고정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한국만의 독특한 양식과 문화가 따로 존재했다는 얘기다.

영친왕비 도금 봉황꽂이.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특히 조선 왕실이 들어선 뒤 봉잠은 왕실 여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신구였다. 대표적인 유물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영친왕비가 혼례 때 착용했던 봉잠 등 8점이다. 봉잠은 곧 조선 왕실 여성의 최고 권위를 상징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과 다른 조선 비녀의 매력은 뭘까. 이선희 수원대 의류학과 객원교수는 당대 일본이나 중국과 다른 조선 비녀만의 가장 독특한 특징으로 “가로로 굵고 긴 형태”를 꼽았다.

1756년 영조가 ‘가체금지령’을 내리면서부터 가로로 굵고 긴 형태의 비녀가 널리 유행하기 시작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학계에 따르면 조선만의 독창적인 비녀 양식은 1756년 영조가 얹은머리 형태를 금지하면서부터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원래는 중국이나 일본처럼 가체를 올린 머리 위에 핀을 꽂는 형태의 세로 비녀가 각광받았지만, 이때부터 쪽진 머리를 고정하기 위해 가로로 기다랗고 굵은 형태의 비녀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쪽진 머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장신구가 바로 비녀였다”며 “그러다보니 점차 가로로 더 길어졌고,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조선의 잠두가 더 두툼하고 입체적으로 변해갔다”고 설명했다.

조 석좌교수는 “계절에 따라 매화, 석류 등 잠두의 모양이 달라진다. 이 같은 다양성은 조선 비녀가 갖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라며 “앞으로 동아시아의 비녀 중에서도 조선의 비녀가 갖는 특징을 살펴보는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