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토토일"…유니레버 '주4일제' 실험 확대한다

송지유 기자 2022. 11. 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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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바세린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유니레버가 '주 4일 근무제' 실험 확대에 나선다.

뉴질랜드 지사에서 지난 18개월간 근무시간을 20% 단축하는 근무 형태 전환 실험을 한 결과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 호주 지사에서도 주 4일제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유니레버가 이번에 호주로 주 4일제 실험을 확대하는 것은 뉴질랜드에서의 근무 형태 변화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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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지사 18개월 운영 결과 업무효율 증가…이달 14일부터 호주로 확대 시행 "12개월 실험"…호주서도 결과 좋으면 전 세계로 확대 여부 결정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유니레버가 '주 4일 근무제' 실험을 확대한다. 2020년 말부터 뉴질랜드 지사에서 시범 운영해 온 주 4일 근무체제가 성공적이라고 판단, 이번엔 호주 지사 직원으로까지 그 대상을 넓힌다. /ⓒAFP=뉴스1

도브·바세린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유니레버가 '주 4일 근무제' 실험 확대에 나선다. 뉴질랜드 지사에서 지난 18개월간 근무시간을 20% 단축하는 근무 형태 전환 실험을 한 결과 업무 효율성이 더 높아졌다고 판단, 호주 지사에서도 주 4일제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호주 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14일부터 앞으로 12개월간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호주에서도 뉴질랜드 지사와 마찬가지로 급여는 100% 유지하면서 근무 시간만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근무자가 평일 중 근무하지 않는 날을 하루 선택할 수 있다. 종전까지 주 5일간 했던 업무를 4일 안에 끝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유니레버가 이번에 호주로 주 4일제 실험을 확대하는 것은 뉴질랜드에서의 근무 형태 변화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실험을 시작하던 2020년 말 당시 내외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오히려 유니레버 뉴질랜드 지사의 매출은 늘었다. 짧아진 근무시간 내에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관리자들은 회의 시간을 단축했고, 직원들은 이메일 보내는 시간까지 아끼며 업무에 몰입하는 등 함께 노력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은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유니레버 측은 "주 4일제 도입 후 모든 사안에 직원들의 참여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고 결근비율은 34%나 줄었다"며 "개인 생활에서 행복도가 높아져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33% 줄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을 단축할 경우 업무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말부터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해 온 유니레버 뉴질랜드 지사의 경우 회의를 최소화하고, 직원들 각자가 업무에 몰입하는 노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이번에 주 4일제 실험을 확대한 것은 그 대상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니레버 뉴질랜드 지사의 직원은 81명에 불과했지만 호주 지사 직원까지 합하면 900명에 달한다. 근무 체제 변화 대상을 확대했을 때 업무 수행, 실적 등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유니레버는 호주에서의 실험 결과를 분석한 뒤 전 세계 14만8000명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는 사무직 근로자에만 주 4일제를 적용하지만 향후 생산직 근로자로 확대할지도 고민하기로 했다.

주 4일 근무제는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을 비롯해 오래 일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파나소닉홀딩스와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시오노기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주 4일 근무제의 목적은 생산성 증대와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겪으며 노동시간과 성과가 정확히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노동자들의 휴일을 더 늘려 집중력과 근로 의욕을 고취한다는 취지다.

다만 업무방식의 변화 없이 근로시간만 단축할 경우 삶의 질이 개선되기보다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일본 직장인들 대상 설문조사에선 '업무방식을 바꾸지 않고 근무시간만 줄이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시간단축(지탄)'과 '괴롭힘(하라스먼트)'의 합성어인 '지타하라'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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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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