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관→차관·국장→정책관·과장'…'격' 낮추는 이태원참사 브리핑

양희동 2022. 11. 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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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설치하고 30일부터 매일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한덕수 총리가 10월 30일 오후 12시 첫 긴급현안 브리핑에서 중대본의 역할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날을 거듭할수록 발표자와 참석자의 격(格)이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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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0일 첫 브리핑엔 한덕수 총리 직접 발표
이상민 장관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논란에 유감 표명
10월31일~11월1일 김성호 차관 "질문 다 답해야하나" 빈축
2일 브리핑엔 행안부 정책관이 나서 "차관은 TF참석"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중대본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그러한 조직을 설치했다. 기간은 없다. 이 모든 사안이 제대로 수습되고 우리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모든 제도적 개혁이나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존치하도록 하겠다”(한덕수 국무총리 10월 30일 긴급브리핑 발언)

지난달 30일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장관 등이 참석했던 이태원 참사 브리핑이 2일엔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이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중대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직후 한덕수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설치하고 30일부터 매일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한덕수 총리가 10월 30일 오후 12시 첫 긴급현안 브리핑에서 중대본의 역할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날을 거듭할수록 발표자와 참석자의 격(格)이 낮아지고 있다. 이로인해 총리와 장·차관 등이 직접 브리핑에 나설 경우 우려되는 ‘말 실수’로 인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태원 참사 관련 긴급현안 브리핑은 한덕수 총리가 발표자로 나섰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배석해 질의에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그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며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지금 파악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로인해 사퇴 요구 등 비판이 쏟아지자 이틀 연속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열린 10월 31일 이태원 사고 중대본 브리핑에는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이 발표자로 나섰고 복지부와 외교부, 인사처, 경찰청, 소방청 등 담당국장이 배석하며 첫 브리핑과 달리 장관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성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질문받으면 모두 답해야하나요”라고 진행자에게 되묻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이 일었다. 김 본부장은 이튿날인 11월 1일까지는 발표자로 나섰지만, 이후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2일 이태원 사고 중대본 브리핑은 발표자가 박종현 행안부 사회재난대응정책관으로 바뀌었고, 복지부, 문체부, 교육부, 외교부, 경찰청, 소방청 관계자 등이 동석했다. 동석자도 이전 국장급에서 일부는 과장·팀장급으로 바뀌었다.

박종현 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발표자가 바뀐 이유에 대해 “범정부 TF 구성이 됐는데 김성호 본부장이 참석해야 되기 때문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성호 본부장의 향후 브리핑 불참 여부에 대해선 “오늘은 그렇다”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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