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호주 "탈세계화 시대, 교육과 인재양성이 핵심"
조제 마누엘 바호주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회장
새로운 세계 만들 기술 교육 힘써야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과학, 기술, 수학 등 기술 교육이 중요하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회장은 2일 '글로벌인재포럼 2022' 기조연설에서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는 사회에 맞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바호주 회장은 이날 '세계 대전환과 탈세계화'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팬데믹 등 당면한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제적 협력과 다자간 협의를 통해 해결책을 내야한다"며 "이를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 역시 문제해결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호주 회장은 탈세계화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서방국가가 만들어 낸 국제시스템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부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1990년대 초 EC(유럽공동체)에서는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할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EC는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의 4마리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컸다. 하지만 중국은 고려대상도 아니었다. 바호주 회장은 "지난 30년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 중 가장 큰 것이 중국의 부상"이라며 "중국의 부상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권력의 중심축이 이동한 것(Pivot to Asia)이 거대한 지정학적, 경제학적 균열 역시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변화도 탈세계화의 한 원인으로 꼽았다. 바호주 회장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슬로건이 매우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바호주 회장은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하지만 지구상에서 경제, 기술, 군사적으로 가장 큰 힘을 가진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다른 국가위에 두겠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박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기 중국 역시 덩샤오핑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민족주의를 펼치기 시작했고, 세계가 본격적으로 분열되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의장도 맡고 있는 바호주 회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민족주의가 발현한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백신 기업들이 유럽 영토로 돌아오면서 EU는 가장 중요한 백신 제조, 수출국이 됐다"며 "이러한 온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복귀)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이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비극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러시아와 서방이 평화롭게 공존하던 시기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것이다. 그는 "서방의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는 외톨이 국가가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협약 등을 통해 뒤집을 수 없고, 러시아와의 관계회복은 어려워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쟁과 탈세계화에 따른 승자도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중국이 러시아와 가까워짐으로서 상대적으로 힘을 얻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중국은 지난 30년간 세계화에 따른 가장 큰 수혜를 보던 나라"라며 "러시아와 가까워져 얻는 이익은 세계가 개방된데서 얻던 것과 비교해 너무 작다"고 말했다.
다만 팬데믹 기간동안에 디지털화가 가속화된 것이 글로벌 공급망에 생겨난 마찰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 디지털 전환이 5년 정도 가속화됐다"며 "이는 탈세계화, 온쇼어링 등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마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도 다자주의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세계보건과 같이 전세계가 공유하는 것을 위해서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바호주 회장은 "디커플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는 평화를 위해 다자주의를 추구해야한다"며 "역사의 실수에서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원종환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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