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5억달러 영구채 조기상환 안 한다”…‘채권 해외발행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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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중도상환을 하지 않기(콜옵션 미행사)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은 관례로 여겨져 왔는데, 흥국생명이 이를 어기고 조기상환 하지 않기로 한 게 시장에서는 신뢰를 깬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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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중도상환을 하지 않기(콜옵션 미행사)로 하면서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은 관례로 여겨져 왔는데, 흥국생명이 이를 어기고 조기상환 하지 않기로 한 게 시장에서는 신뢰를 깬 것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국생명은 이달 9일로 예정된 5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3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 등을 통해 상환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시장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이 같이 결정했다고 흥국생명 측은 설명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고, 특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계단식으로 높아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또 발행사가 중도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돼 있어, 통상 금리가 높아지는 시기에 조기상환 하는 게 관례로 여겨졌습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국내 금융사들은 모두 처음 금리가 높아지는 시기에 조기상환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흥국생명이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조기상환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 같은 조기상환 미실시가 디폴트(부도)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평판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채권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2009년 당시 우리은행이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 하지 않았을 때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흔들렸습니다.
이번에 흥국생명이 조기상환을 결정하지 않은 신종자본증권은 2017년 11월에 30년 만기로 4.475%의 금리로 발행됐습니다. 5년이 지난 이달 9일부터는 금리가 6.742%로 올라갑니다.
올해 들어 급등한 시장 금리 때문에 조기상환을 위해 추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6% 후반의 금리를 부담하는 것보다 훨씬 큰 비용이 들어 조기상환을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레고랜드 이슈와 기업들의 펀더멘털 저하 가능성 고조로 국내기업 발행한 외화채권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기조였다"라며 "이번 일로 투자 심리는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은 신뢰로 먹고사는 신용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이게 평상시면 큰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지금은 위기 상황이라서 이 같은 문제가 더 크게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이슈가 전반적인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콜옵션 미행사는 계약 위반도 아니고, 전체적인 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것에 따른 결과"라며 "흥국생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보험사라서 공기업이나 은행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흥국생명의 조기상환권 미행사와 관련해 "흥국생명은 수익성 등 경영실적이 양호하고,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회사"라며 "금융당국은 흥국생명과 소통하고 있고, 조기상환권 미행사에 따른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흥국생명 제공]
정재우 기자 (jj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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