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총리, 경제회복·개혁개방 의지 강조…전문가들 “방역 완화가 관건”

이종섭 기자 2022. 11. 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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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후 경제상황 우려 불식 의도
방역완화 검토 소문에 중화권 증시 깜짝 반등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일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정부수반 이사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홈페이지 캡처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다자회의 석상에서 경제 회복을 자신하며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강조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국내외에서 쏟아지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지난 1일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정부 수반 이사회 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상승 태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힘있게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민일보가 2일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 “올해 들어 국내외의 복잡한 요인으로 한때 경제 운용이 예상을 뛰어넘는 하방 압력을 받았지만 경제 안정을 위한 포괄적 정책과 후속 조치를 과감히 도입해 적시에 하락세를 반전시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중국에는 1억6000만 가구 이상의 시장 주체가 있고 인민은 부지런하고 지혜로우며 이는 경제 발전의 가장 큰 근성과 저력”이라며 “경제 안정을 위한 포괄적 정책과 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경제를 유지하고 더 나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개혁개방의 기본 국가정책과 상호 윈윈하는 개방전략을 견지할 것”이라며 “개방의 문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의 개혁과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각 측과 협력해 세계 평화와 안정, 발전·번영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면서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민간 기업 통제가 유지되고 개혁개방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자회의 계기에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개혁개방을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발신한 것이다.

중국 경제는 리 총리의 말대로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 등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에는 3.9%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반등을 이뤘다. 그러나 대외 환경은 둘째치고 여전히 국내에서 산발적인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강력한 방역 정책도 유지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결국 방역 정책 완화 여부가 중국 경제 안정과 성장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딩샹(丁爽) 스탠다드차타드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올해 중국의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라며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 있어야 경제 성장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국이 방역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면서 시 주석 3연임 직후 폭락했던 중화권 증시가 깜짝 반등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전날 SNS에 중국이 내년 3월 국경 재개방을 목표로 방역 완화를 검토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로 인해 홍콩 항셍지수가 5.23% 올랐고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지수도 각각 2.62%와 3.21% 상승했다. 하지만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당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완화 검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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