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부실대응 논란에 "책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 자세 낮춘 與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국민의힘은 2일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 전부터 시민들의 신고가 수차례 이뤄진 112 녹취록이 공개되자 다시 사과하며 철저한 책임 규명을 약속했다. 지도부는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며 자세를 낮추는 한편 국가 애도기간 이후 여야정이 함께 하는 '이태원사고조사특위' 구성도 제안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날 공개된 112신고 녹취록에 대해 "몹시 당혹스럽고 유감스럽다. 국민여러분께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라며 "왜 경찰이 잘못했는지, 기동대 병력 등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원인을 반드시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국가 애도기간 후 여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이태원사고조사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정확한 방향"이라며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근거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며 "우리 법체계와 사회운영 시스템에 맞는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사고 수습과 유족 보호 위로가 급선무이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112, 119 신고 녹취록을 듣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왜 용산구청과 서울시, 용산경찰서, 서울경찰청이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있었는데, 여러차례 신고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고 질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선 사태수습, 후 책임추궁' 기조를 이날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성숙하면서도 지혜로운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정부의 사태 수습을 지켜봐 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한 정 비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진상규명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 이후에 응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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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crysta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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